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7/18] 이재명 출사표, 문재인 대표 시절 최재성 역할 떠올리게 해 2024-04-24 16:46:26
이재명 의원이 민주당 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한 달 남짓 이후 전당대회가 열리지만 여러 이유로 ‘대세론’이 꺾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확장성’을 되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여권은 ‘윤리위’ 이후에도 도대체 갈피를 못잡고 있다. 특히 당과 대통령실에서 크레딧을 높일 메신저가 보이지 않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당원 권한 강화는 공천에 실제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개천절인 17일 이재명 의원이 <이기는 민주당!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대표 출사표를 내놓았다. 논쟁적인 행보지만 대선 패배 직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은 통합과 실력 양성 등 포지티브한 메시지 전달에 주력했다. 대선 연장전-셀프 방탄 출마 프레임을 피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자민주주의를 활용해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고 당원의 지위를 강화하겠다”, “지역위원회별로 당원총회를 정례화하고 당원투표도 상설화 하겠다”는 구절이 눈에 띈다. 기시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표 시절, 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가 분당되어 나간 이후 최재성 의원이 총무본부장을 맡아 온라인 (입당) 당원을 대폭 늘린 것과 정확히 닮은꼴인 것. 이후 전당대회는 물론 공천에서도 경선 지역으로 지목된 곳에선 ‘친문 진영’의 의중이 거의 100% 관철됐다.

이제 이 의원의 공약대로 “공직후보, 당직후보, 정책 등을 분리해 (당원) 투표권 행사요건을 완화”가 현실화되면 당내 대의기구와 시스템을 뛰어넘는 당원과 ‘소통’이 강화될 것이다. 공천의 경우에도 ‘경선 지역 지정’ 자체가 살생부 역할을 하게 될 수 있다.

이 의원의 출마선언문이 대체로 로키로 작성됐지만 이처럼  논쟁적인 내용들이 상당하다. 전당대회에서 논점으로 떠오를 ‘비명’ 후보들이 이를 공격할 경우 오히려 ‘개딸’과 ‘강성 당원’들이 결집하는 기제로도 작동할  것이다.

 

여권, 메신저 문제가 매우 심각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도대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책이나 국정기조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실제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닥 문제라 보기 힘든 것에 대해서도 도 꼬투리가 잡히고 이에 대해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먼 정제되지 못한 해명이 나와 반발을 키우는 ‘회로(回路)’가 반복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 윤리위 처분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 이준석 대표 처분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순 없지만 메시지의 문제점은 더 불거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 시절 ‘문제적 언행’은 그에 대한 평가를 떠나 전략적 고려가 깔린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여권에서 나오는 메시지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여당 ‘원톱’이자 대통령의 소통 창구인 권성동 원내대표의 메시지들이 그렇다.

현재 대통령실, 여당에는 크레딧과 정무적 감각을 갖춘 메신저가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인물들의 메시지가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참모들의 보좌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물론 국민의힘 대변인들의 존재감도 사라진지 오래다. 대통령 주요 참모와 여당 의원들 대다수는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있다. 내각과 광역단체장들 일부가 메신저 크레딧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홍보의 문제’라고 해석한다면 이런 상황은 더 이어질 것이다. 오히려 더 심화될 수도 있다. 메신저 거부 현상이 나타날 조짐도 보인다. ‘정치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인적 변화를 주저할 상황도 아니다. 바닥 밑에 지하실도 있는 법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이재명, 권성동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