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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3/8] 윤석열과 맞닿는 LH의 나비효과 2024-04-23 11:56:48
차기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들 시야와 달리 정치권은 대선의 자장(磁場)으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화두는 4.7 재보선이다. 이기는 쪽이 기세를 올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여러 주자들의 손익계산은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다. 이제는 상수가 되어버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 LH사태는 여러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정국의 핵심축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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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公共) 개발에 대한 신뢰 저하가 제일 큰 문제

 

LH 사태는 부동산 문제라는 가장 뜨거운 뇌관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뿐만 아니라 뻗어나갈 가지들이 많다. 먼저 현 정부 부동산 철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公共) 개발에 대한 신뢰를 저해시켰다. 벌써 해당 지역 개발 추진 중단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상황 전개에 따라 국토부 장관 경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두 번째 ‘엄단’을 강조할수록 ‘내로남불’ 프레임이 뒤따라올 수 있다. 인사청문회 대상자나 다른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불법은 아니다”라고 방어막을 친 사례가 다시 회자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반부패대응역량’과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이슈와 연결되고 있다. 정부 부처의 자체조사와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자체가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은 여권의 큰 악재다. 현재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들도 대부분 여당 소속이다. 연루 가능성이 산술적으로 높다는 이야기다. 국수본의 수사가 언론 취재보다 진도가 늦을 경우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과거 정권부터 이어 내려온 악습’ 식으로 정리될 경우에도 역풍이 거셀 것이다. 

뒤집어보면 야당의 호재다. 어느 정도일지 지금 당장 예측하긴 어렵지만 서울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최근 직(職)에서 내려온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는 재보선 기간에도 주목도를 이어가고 정치인으로 전환을 위한 예열 단계에 걸맞은 ‘아이템’인 것. 

사퇴의 직접적 원인이 된 ‘중수청’에 대해선 여권이 속도조절을 하는 분위기지만 LH사태가 그 뒤를 이은 것. 향후 검찰총장 인선 등도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본인과 갈등을 통해 여권 강성 지지층에서 주목도를 높인 추미애 전 장관이 활동폭을 넓히는 것도 윤 전 총장에게는 나쁘지 않다. 

 

윤석열 부상, 이재명에게는 나쁘지 않아

 

당분간 대선 전망은 윤석열 전 총장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식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를 축으로 펼쳐질 그림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우 윤 전 총장과 지지층이 일부 겹치긴 하지만 양강 구도 형성이 나쁘지 않다. 강한 야권 후보의 존재는 여권 내부의 도전과 흔들기를 뿌리칠 수 있는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추미애 전 장관 정도는 윤 전 총장의 부상을 반길 수 있겠지만 이낙연 대표를 포함한 다른 주자들에게는 좋지 않은 것.

야권의 경우에도 4.7 재보선 이후 닥칠 수밖에 없는 재편 과정에서 ‘윤석열’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안철수 대표가 단일화를 거쳐 서울시장에 당선되건, 단일화나 본선에 실패하건 ‘반문 3지대 주자’로서 윤석열의 위상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윤석열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야당의 위기요인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그 위기요인을 해소하기도 어려워진다. 국민의힘이 어려움에 처한다고 윤석열이 어려움에 처하진 않지만, 대표성을 가져버린 윤석열이 어려움에 처하면 야당 전체가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 

원희룡-김경수-이광재 등 미래와 컨텐츠를 강조하고 있는 여야 주자들이 동반 상승할 경우 분위기 전체가 좀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지지율이 너무 낮다. 나머지 제3후보군들은 지지율만 아니라 유의미한 컬러도 못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윤석열, 대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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