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기자회견과 유시민 사과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문제점도 드러났지만 검찰, 감사원 등과 관련한 갈등을 낮추는 효과가 분명히 드러났다. 검찰 관련 이슈, 코로나 확진자 증가, 부동산 문제 등이 여권의 발목을 잡는 3대 이슈였다면 이 중 앞의 두 문제는 상당히 냉각된 것.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여당 의원들이나 강성 지지층의 발언 수위도 현저히 낮아졌다.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의 대검찰 사과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울산선거 수사나 원전 관련 수사는 마무리되지 않았고 김학의 출국금지 문제, 이용구 차관 이슈, 한동훈 검사장 수사 등이 재부각되고 있다. 공이 검찰로 넘어온 듯한 모양새다.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 임기 만료까지 이런 사건들에 대해서도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지만 인화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추미애 장관의 경우 오히려 퇴임 후 발언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쨌든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등의 존재감이 높아졌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여권 내 1위의 위상을 구축하면서 정책 이슈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보편적 지원, 확장적 재정정책 등에서 더 선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당 1위 후보’발언은 훨씬 더 큰 책임감과 견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깍듯한 예우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거친 공격이 공존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낙연 대표는 훨씬 더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도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와 함께 정세균 총리는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어쨌든 4월 재보궐 선거까지는 이재명 지사의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본격화되는 재보선

박영선 전 장관의 퇴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포함되지 않는 국민의힘 자체 서울시장 후보 경선 실시 확정 등으로 인해 재보궐 선거의 분위기도 가열되고 있다. 설 연휴 이후에는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인물보다는 지지층이 지배하는 판이다. 여당을 꺾어야 한다는 쪽과 지켜야 한다는 쪽의 맞대결로 인물들은 두 진영 격돌의 말로 존재할 뿐이다. 익숙한 인물들이 낯익은 주장을 들고나온 것도 이런 흐름을 더 강화하고 있다.

야권의 경우 ‘여당을 꺾어야 한다’와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 사이의 긴장관계가 예선을 지배할 것이다. 지금으로선 후자가 그리 커 보이진 않는다. 물론 거대정당의 후광효과는 상당하겠지만 결국 당선 가능성이 후보 선출의 제일 큰 요인이 될 것이다.

지지율 1위인 안철수 대표의 경우 여러 선거에서 ‘전강후약’의 흐름이 뚜렷했었던 점이 위기요인이다. 안철수의 위기요인은 나경원, 오세훈의 기회요인으로 직결될 것이다.

부산 선거의 경우에는 양당의 경선이 큰 관심을 끌어올리진 못하는 모양새다. 초기부터 본선 국면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정치적 책임 어떻게 할 것인가

정의당 소식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당대표가 소속 현역 의원을 성추행해서 사퇴했다는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일단 성추행 자체에 대한 정의당의 일 처리는 깔끔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정치세력의 책임은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 그 이상이다. 매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