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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24] ‘불확실성’과 ‘공포’ 낮추는데 전력 다해야, 어설픈 낙관론은 금물 2024-04-24 02:37:12
’패닉‘이다. 한 주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정국과 정세를 단기적으로 전망한다는 것이 무망할 지경이다. 결과론이지만 지난 주 초까지 ’경기 회복‘에 방점을 찍었던 청와대와 여권에 아쉬움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 국면에서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매뉴얼적 격언‘을 재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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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청, 겸손과 보수적 자세가 필요

 

현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불확실성‘과 ’공포‘다. 이 두 가지 키워드는 서로 연결된다. 산불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기간이나 피해 범위와 그 규모를 예측해볼 수 있다. 전문가들처럼 자세한 추산은 못하겠지만 대중들도 직관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짐작 가능한 위험‘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언제까지 갈지, 어디까지 갈지 알 수가 없다. 지난 주초 까지만 해도 정부 대처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가 높았다. ‘이 정도면 상황이 끝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으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문을 닫고 있어도 어떻게든 수를 내서 버틸 수 있다. 가게 손님이 뚝 끊어져도 터널의 끝을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경기회복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 행보를 나서는 와중에 상황이 급변했다. ’정부도 제대로 모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측면의 공포도 심각하다.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대중의 학습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치료를 제대로 못받는 경우가 아니면 치사율이 매우 낮다. 중국에서조차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우한 외에는 치사율이 낮다“는 등의 정보는 충분히 공유되고 있다.

대중들의 불안은 다른 쪽이 더 강하다. 본인이 확진자로 판정 받을 경우 가족이나 직장, 지역사회에 줄 피해, 그로 인한 지탄에 대한 공포감이 매우 크다.

최근 우리가 만난 국회의원은 ”내가 걸리는 것이 제일 끔찍한 시나리오다“고 호소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못하고 총선에 타격을 입는 것도 문제지만 내가 확진자가 되면 우리 지역은 물론 우리 당, 국회가 ’봉쇄‘되는 것 아니냐? 상상도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예산과 보급 차원의 지원을 충분히 하고 정치적 부담만 확실히 줄여준다면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민관 의료진이 코로나19자체에 대해 대응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방법도 없다.

대신 청와대나 총리실, 여당은 앞서 지적한 불확실성과 공포의 강도를 낮추는데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낙관론의 설파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어설픈 낙관론은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공포를 증폭시킬 뿐이다. 책임을 인정하면서 과감히 야당에 손을 내미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부여당이 ’겸손한 자세‘로 손을 내미는데도 매몰차게 거절한다면 거절한 측이 책임의 상당 부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의병 비례당‘은 최악의 결과 낳을 것

 

이 시점에서 총선이나 정치 전망을 내놓는 것은 어려워졌다. 그래도 몇 가지를 짚어볼 순 있을 것이다.

여당의 경우 금주부터 경선이 본격화되게 된다. 며칠 정도 진도가 늦지만 야당도 마찬가지다. 선거운동 폭과 방식이 극히 제한되고 코로나19가 이슈의 블랙홀이 된 상황에서는 현역 의원,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경선에서 무조건 유리하다. ’본선‘이라면 강력하게 책임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경선은 정치적 공방의 폭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본선‘의 관점에서 보자면 여당은 좀 더 안 좋아졌다. 그런데 최근 당청의 여러 행보에 대해 불만을 보였던 중도성향의 지지층들이 ’위기감‘을 느끼는 징후도 보인다. 야당 및 야당 지지층들의 공격 수준과 범위가 과해진다면 이 ’위기감‘은 더 강해질 것이다. 여당이 ’역결집‘의 수혜를 본다면 그 자체가 상황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이에 더해 여야 각각에 대해 하나씩 짚어볼 포인트 들이 있다. 먼저 여당의 경우는 ’비례정당‘의 문제다. 해도 문제고 안 해도 문제다. 그런데 하면 더 큰 문제 일 가능성이 크다. 제일 좋지 않은 것은 ’의병론‘이다. 강성 지지층이 비례정당을 꾸리고 여당이 이를 용인하는 경우다.

’본진‘, 즉 지역구 선거에 분명히 악영향을 끼치고 강성 지지층을 대표하는 인사 일부가 국회에 입성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최악이다. 비례당의 선택을 한다면 책임과 통제 안에서 진행하는 편이 낫다.

야당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TK공천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면 TK 물갈이 폭을 넓힐 수 있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게 됐다. 버틸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지역 상황 뒤에 숨을 수 있게 됐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코로나,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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