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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18] 악순환의 고리가 더 강화되고 있다 2024-04-24 03:28:22
상대의 악재에 대한 공격과 나의 악재로 인한 공수교대의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자신의 문제점이 드러났을 땐 “그래도 (지지가) 저 쪽으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진지한 해결책 모색을 가로 막고 있다. 유의미한 의제에 대한 격론이나 제도 개혁과 미래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한국당 전당대회와 개각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것인가? 오히려 악순환을 강화하게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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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이익을 이자까지 보태 토해내는 한국당

 

자유한국당 구성원이나 지지자들 입장에서 볼 땐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런 식이기 때문이다. ‘당 지지율이 30%에 육박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한 자리 숫자로 맹렬히 쫓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여야 통틀어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기염을 토했다.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두 자리에 육박했다’ -> ‘지지율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있고 당권 주자는 세 사람으로 줄어들었다. 여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으로 부터도 맹공을 당하고 있다’

불과 열흘 남짓한 사이에 벌어진 변화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두 가지다. 설 연휴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준' 대변인'격'인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출연을 허락 받았노라"며 TV에 나와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의 수인 번호도 모른다",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접견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종명, 김순례라는 이름이 그리 낯익지 않은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 두 사람이 '대한민국대청소 오백만 야전군 의장'이라는 긴 직함을 가진 지만원씨와 국회 의원회관에 나란히 섰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 600명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설파하는 자리였다.

즉 지난 열흘의 키워드는 '박근혜'와 '광주-북한군'이었다.

전당대회도 출렁거리고 있다. 김진태 의원으로 대표되는 극우적 강경파가 역풍을 맞고 있다. 하지만 중도 내지 합리성향의 보수세력이 한국당에서 관심을 거두고 고개를 돌린다면 전당대회에서 강경파가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진태, 김순례 의원 등이 오히려 더 기세를 올리고 있는 이유다.

만약 이들이 이번 전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즉 이번 사태가 강경파의 득세로 이어진다면 정국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당이 여권의 헛발질에 의한 반사이익을 이자까지 보태 토해내는 모습은 중도층 유권자-스윙보터들에게 적잖은 학습효과를 줄 것이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여권의 무기력, 복지부동, 눈치보기 등 폐단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 여권의 부메랑?

 

여권의 고민은 오히려 다른 쪽에 있을지도 모른다. 검찰은 이미 지난 달 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소환조사까지 했다.

현 정부 각료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지만 그다지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안이 인화성은 높다. 김태우 전 특감반 수사관의 폭로와 연결된다는 점, 김 전 장관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동시에 지목받고 있다는 점 등 때문이다.

또한 ‘적폐 청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전 정부가 각 부처 산하기관에 대해 개입하는 과정에 대한 단죄의 폭을 넓혀 놓았다는 점에서 볼 때 쉽사리 매조지 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즉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이 부메랑을 돌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검찰의 힘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내로남불, 수구의 반격, 검찰 공화국론 등 상호 충돌의 프레임이 횡행할 경우 정국은 더 복잡해 질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5.18,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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