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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8/27] 이제 1쿼터가 끝났다 2024-04-24 18:26:37
폭염이 물러가고 걱정했던 태풍도 스쳐 지나갔다. 여당 전당대회도 끝났고 금주에는 개각도 예정되어 있다. 이제 당정청은 일상의 흐름을 되찾아야 할 때가 됐다. 우왕좌왕하지 않고 진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물론, 일의 흐름을 찾는 것과 오불관언(吾不關焉)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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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로 옹호할 것도 아니고 의도로 비판할 것도 아니다

 

 ‘기조’나 ‘진정성’ 이야기는 잦아들 때가 됐다. ‘기조’가 잘못된 경우는 거의 없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말’하지 않은 집권자들은 아무도 없었다. 창조경제? 내용이 부실했던 것이지 방향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혁신주도성장의 구체적 정책과 창조경제의 그것은 상당히 겹치기도 한다. 그것도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다. ‘진정성’ 역시 마찬가지다. 집권자나 정치인 가운데 국민의 삶이 어려워지길 원했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예컨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설명과 설득도 그 방향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다른 정권은 국민을 위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을 내놓은 것이다’라는 식의 주장은 역효과만 더할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비판=국민을 위하지 않는 세력=수구기득권=전 정권 비호 세력’식의 단순한 반격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직접 나서서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 평가할 수 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뿐 아니라 생활비 절감을 통한 가계 가처분소득 증대, 사회복지 확대 등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이제 실제가 뒤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최저임금 인상은 눈에 띄었지만 생활비 절감이나 사회복지 확대 등은 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거꾸로 된 사례들은 눈에 잘 들어왔다. 오락가락 하는 교육/입시 정책으로 사교육 유인을 자극했고, 조직된 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로 비용을 절감하는 혁신을 가로막았다(택시-공유차량, 유통 등). 국민연금이나 전기요금 등 철학과 판단이 들어가는 사안들에서는 좌고우면이 두드러졌다.

 앞으로 세금 인상이 됐든 규제 강화/완화가 됐든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결정들이 많을 것이다. 그것들이 모두 가처분 소득이나 사회복지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징하게 설명될 필요가 있다.

 지금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논쟁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은 그것이 전 정부나 전 전 정부가 추진했던 보수적 정책인 탓도 있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어떻게 관련 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유경제에 대한 규제가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하게 유지되는 이유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이 없다.

 정책이나 방향이 진보적이어서 혹은 보수적이어서 옳은 것도 아니고 그른 것도 아니다. 지금 추스르지 못하면 앞으로는 매우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비판과 반비판의 논쟁이 서로의 의도를 지레짐작하는 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막대 구부리기가 반복될 때 힘이 가장 집중되면서 취약해지는 곳은 가운데다.

 진보든 보수든, 특히 집권 진보는 실력이 뒷받침될 때 위력을 발휘한다. 이런 점에서 다가온 개각은 매우 주목된다. 여러 고려와 우려 사항들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후보자들 가운데 실제로 누가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사실 검증하는 인사들이 제일 잘 알기 마련이다.

 ‘요즘 분위기가 좀 안 좋아지는 조짐이 있으니 이럴 때는 로열티를 중심으로...’ ‘일은 사실 거기서 거기고 아무래도 인연이 중요하니까...’식이면 바로 부메랑이 돌아올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개각,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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