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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16] 움직이는 방향으로 깜빡이를 넣어야 한다 2024-04-24 00:42:25
경제 지표, 체감 경기, 전망이 다 좋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지만 노사 양측의 반발이 다 거세다. 개별 정책 수단 하나하나를 진보적인 것과 보수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도 없고, 구분이 적절하지도 않다. 어느 정부든, 정도 차는 있지만, 다방면의 정책을 운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당정청에서 내보내는 ‘시그널’들은 중구난방이라는 인상을 주기 충분하다. 개각-전당대회를 통해서 정비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신뢰’는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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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신뢰’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안을 보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사실상 깨졌다. 최저임금위가 난항을 겪는 동안 김동연 부총리는 물론 정부 내에서 가장 진보적 이미지를 가진 홍종학 중기벤처부 장관까지 ‘조정’을 시사했었기 때문에, 가치판단을 떠나, 이 결정 자체가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청와대, 정부, 여당 책임 있는 인사들의 발언이 너무 중구난방이다. 실은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청와대가 사용한 통계논란이 벌어졌을 때부터 그랬다.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김영주 노동부 장관과도 각을 세우던 홍영표 원내대표의 경우 최근에는 아전인수격 수치를 사용해 삼성전자를 꼬집어 압박했다.

 어떤 경우에라도 판단과 결정에 대해 논란과 찬반양론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책임 있는 인사들의 발언은 정책방향을 선도적으로 제시한다던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완충제로 사용되는 것이 마땅하다. 우측으로 움직이기로 결정해놓고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좌측 깜빡이를 세게 넣는 식이 되면 곤란하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고 대중들이나 언론이 진의에 대해 논쟁을 벌이면 당장 정치적 공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신뢰와 예측가능성을 상실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조차 자신들의 진행방향을 혼동하게 된다. 지지자 뿐 아니라 반대자로부터도 신뢰를 얻는 쪽이 좋은 정부고 좋은 정당이다. 또한 소통의 요체는 투명과 정직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부족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 교복 같은 이슈도 물론 중요한 문제다. 대통령이 다수가 느끼는 구체적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최근엔 갈등이 벌어지는 지점, 중앙정부 정책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순 없다.

 현재 청와대와 여당의 지지율은 조금씩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정상적인 일이다. 나쁜 신호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아주 높은 지지율을 무리하게 유지하려고 하다가 더 큰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높은 지지율은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국정수행의 동력이다. 지지율이 과도하게 빠질 때는 지지율 자체를 높이기 위한 여러 기획들이 동원된다. 하지만 높은 지지율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국정수행의 동력일 뿐이다.

 예컨대 당장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을지 몰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책을 운용하면서 지지율의 일부를 소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와 여당은 개각과 전당대회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완료된 이후에는 친문, 덜문을 뛰어넘는 논쟁이 나타나야만 한다.

 

정의당 역시 그다지 좋다고 보긴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바닥을 예측하기 힘든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가 바닥이겠거니, 기계적으로라도 반등할 수 있겠거니 하면 더 떨어지고, 이번엔 정말 바닥이겠거니 하면 더 떨어지고 있다.

 단기간은 관심을 둘 의미가 없을 것도 같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만큼 뭘 잘못하는 것은 아니다. 더 뚫고 내려가는 것도 아니지만 반등도 못하고 있다.

 정의당은 자유한국당과 지지율 동률을 기록하며 기세를 높이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자유한국당이 내려온 것이지 정의당이 유의미하게 올라간 것은 아니다. 노회찬 원내대표의 특활비, 김종대 의원의 보좌진 8명 감축안 등이 계속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진다면 그 역시 오래 가진 못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최저임금,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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