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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5] 국힘, 민주, 제3지대…설 연휴 앞두고 모두 지지부진 2024-02-24 11:25:23
거대 여야 양당이 본격적 총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당 안팎의 상황이나 공천 희망자들의 면면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또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비례대표 선거제 결정 발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언론사 대담 녹화 방송 등이 금주의 메인 이벤트로 꼽힌다. 이 이벤트 역시 플러스 요인이라기 보다는 손실 최소화를 위한 방어적 성격을 띄고 있다. 이른바 제3지대의 경우 다양한 세력의 독자적 행보도, 통합 전망도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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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 대담을 준비 없이 진행한다는 어불성설

 

설 연휴 직전인 7일 밤, KBS TV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담이 방영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초 조선일보와 지면을 통해 인터뷰를 했고 그 이전에는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2022년 11월 마지막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전임자들을 통틀어봐도 이렇게 오랫동안 ‘질문’을 받지 않은 대통령은 드물다.

따라서 지난 4일 이미 사전 녹화가 진행된 이 대담이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반전시키긴 쉽지 않을 것이다. 녹화 직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녹화 전 참모들이 건넨 예상 질문과 답변을 참고하지 않고 대담에 임했다’는 식으로 일부 언론에 알리면서 “어떤 질문이든 마다하지 않고 다 받겠다. 참모들이 준비해 준 답이 아닌 내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지만 이 자체가 현재 용산 대통령실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녹화 대담이 아니라 기자회견이라고 할지라도 대통령과 참모들이 함께 둘러앉아 민감한 문제를 포함한 여러 질문을 예상해보고 이에 대한 소상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참모들끼리만 대담을 준비하고 그 내용을 대통령이 참고조차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임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이야기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대담을 계기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를 털고 정책 공약 등을 바탕으로 당정의 역량을 집결시켜 본격적으로 총선에 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잡음 없는 원팀’과 ‘정책’이 여당의 효과적 무기가 되긴 어려울 것이다. ‘안정’과 ‘화합’보다는 ‘변화’와 ‘혁신’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때만 그나마 해볼만한 승부가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용산 출신’들이 대거 안정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오히려 이들이 총선 전망을 밝지 않게 본다는 방증도 된다.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불출마 선언에 이어 여권이 급속히 ‘안정’내지는 ‘방어’모드로 돌아설 조짐이 엿보이고 있는 것.

 

비례제 난항, 민주당과 이재명의 문제점 고스란히 드러내

 

여러 정치적 문제들은 여야의 공동 책임인 경우가 많지만 당장 60여일 앞 총선에 적용한 비례대표 선거제도 표류의 경우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 분명히 큰 몫이다. 연동형이든 병립형이든 선과 악의 문제는 아니지만 당리당략도 아니고 개인의 이해 때문에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어쨌든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의 결단을 내린 상황이지만 이는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의 장악력 저하를 드러냈다. 후폭풍을 우려해 본인의 의중을 명확히 드러내지 못하고, 지도부가 이를 구현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전당원 투표에 붙이지도 못해서 ‘포괄적 위임’으로 귀결된 것. 앞으로 비례 배분 문제에 있어서도 비슷한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이준석 전 대표 탈당 이후 오히려 구심력이 강화되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당력이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민주당의 문재인vs안철수 갈등이 분당으로 귀결된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이낙연 전 대표와 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 탈당 이후에도 뭔가 제대로 된 흐름이 잡히기는커녕 내홍과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

어찌저찌 공천을 마무리하고 나면 다시 ‘반윤 전선’이 명확해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구심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겠지만 이는 민주당의 명운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오롯이 맡기는 천수답식 전략이다.

 

쟁점도 제대로 정리 안 된 3지대 갈등

 

‘3지대’의 갈등은 양당의 그것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불분명한 주도권 다툼 외에는 쟁점과 갈등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예컨대 갈등의 수준이 ‘대표직은 A가 맡아야 한다 아니다 B가 맡아야 한다’ 정도까지 정리되지도 않은 것 같다.

진정성이 담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른바 가치와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 시점에서 국민들이 그들에게 바라는 것 그리고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단일 대오’ ‘세세한 이념과 정책은 제각각이지만 공존할 수 있는 당내 민주주의와 토론의 힘’ 정도일 것이다.

구체적 정강정책과 공약을 만들어 양당의 우위에 서겠다는 것은 이번 총선을 포기하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이런 까닭에 ‘이준석·양향자’, ‘이낙연·김종민’, ‘조응천·이원욱’, ‘금태섭·류호정’ 모두 지지부진한 상황에 처했다. 이들 역시 금주 내에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총선 전망이 극히 어려워질 것이다. 치킨 게임을 통해 살아남는 그룹이 ‘3지대 시장’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이라면 전망은 더욱 어두울 따름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윤석열,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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