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11/20] 정부여당, ‘U턴’이 다가 아니다. 2024-09-16 02:46:53
윤석열 대통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마치 U턴을 하듯 국정운영의 기조를 확 바꿨다. 대통령과 그 주변 언행을 통해 체감된다. 하지만 기조와 무관하게 곳곳에서 삐거덕거리고 있다. 방향을 바꾸는 것은 ‘의지’로 가능하지만 일을 잘하는 것은 ‘능력’의 문제다. 이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결정될 것이다. 야권의 경우 이재명 대표의 존재감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강경파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좀처럼 바뀌지 못할 것 같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방향성 바뀌자 오히려 ‘삐그덕거림’이 곳곳에서 노출

 

대통령의 메시지는 많이 바뀌었다. 이념에 경도된 발언도 거의 없고 야당이나 전 정부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발언도 마찬가지다. ‘지지율을 신경쓰지 않는다’ ‘반대가 많아도 할 일은 한다’라는 등의 오만한 발언도 사라졌다.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실에서 나오는 메시지도 많이 조심스러워졌다.

차를 몰던 사람이 U턴을 한 것처럼 방향성 자체가 바뀐 느낌인 것. 이에 대해선 여론도 호의적이다. 하지만 U턴은 필요조건일 뿐이다. 깜빡이도 잘 켜고, 과속하지 않으면서도 차량 흐름을 잘 타면서 죽죽 나아가서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방향성이 바뀌자 오히려 각종 삐그덕거림이 눈에 띄고 있다.

행정전산망 마비가 대표적 사례다. 인사청문회에서 여당으로부터도 빈축을 산 합참의장 후보자의 흠결, 인사 갈등으로 촉발된 국정원의 내홍 등도 마찬가지다. 의대 정원 확충, 국민연금 개혁, 주 52시간 근로시간 조정 등도 지지부진하다. 대통령의 잦은 해외순방에 대해선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하다. 이념이나 정치갈등으로 ‘화끈한 대립각’을 세울 때보다 외려 잡음이 많이 들리는 느낌이다.

예산 국회 이후로 예고된 대규모 내각-대통령실 인사 과정에서도 삐그덕거림이 더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다시 U턴을 해서 원래 가던 길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 중심의 기조를 지키는 뚝심, 내 사람이 아니라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쓸 수 있는 인적 풀의 확장 외엔 답이 없다. 연말까지 이런 기조를 지키고 전향적 인사를 단행한다면 상당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런 방향성을 견지하기 위해 여당의 안정이 필수적인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역량으로 국정과 여당의 정무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처럼 찍어 눌러서 잡음이 못 새어나게 할 수도 없고 창의적인 정무 기획력을 발휘할 역량도 없다. 당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정책 단위나 대변인단은 나름대로 변화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표’, ‘핵관’, ‘중진’ 들은 여전하다.

 

송영길, 조국, 최강욱 등 당외 인사의 존재감 높아지는 민주당

 

민주당에선 재판에 몰입해 있는 이재명 대표의 존재감이 점점 미약해지는 가운데 송영길, 조국 등의 인사들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의원직을 박탈당한 최강욱 전 의원 같은 경우는 훨씬 더 홀가분하게 전국을 누비며 여러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극심한 공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원내외 인사들은 이들의 손을 잡고 경쟁적으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출판기념회, 북토크, 유튜브 등 민주당 인사들의 행사에서 대통령 탄핵 이야기조차 더 이상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한 대표와 원내대표의 우려 표명은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이준석 신당’ 등에 대한 주목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현역 의원들의 ‘실제 행동’은 오히려 민주당에서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이유가 이런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윤석열, 송영길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