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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 이재명의 19일 단식, 무엇을 남겼나 2024-07-12 17:35:05
단식 중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전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31일 대통령에 국정 쇄신과 개각,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입장 표명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지 19일 만에 단식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단식 기간 동안 민주당의 구심력, 이 대표의 장악력은 어느 정도 제고된 느낌이다. 단식 기간 중에 이 대표를 조사한 검찰이 곧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민주당 역시 강공으로 맞대응할 분위기다. 즉, 이 대표의 단식으로 인해 정국의 터닝 포인트가 나타나지 못한다는 것.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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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심력 강화와 강공, 예정된 결론대로

 

이 대표 건강상의 이유뿐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도 단식을 더 이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단식 돌입시점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날짜가 지나면서 점점 존재감이 낮아졌다.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중도층과 보수층은 이 대표 단식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노골적으로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이들의 정무적 무감함이 큰 몫을 했겠지만 이 같은 여론도 반영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최근 강경 지지자들의 돌출적 행동도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이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보긴 힘들다. 단식 기간 동안 강서구청장 후보 전략 공천, 광주·전남 원외 이 대표 특보들의 행보 강화, 강성 지지층 추동 등으로 구심력을 한껏 높였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16일) 비상의총에서 당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키로 결의했다. 또한 대통령실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의혹 등 진상규명 특검법과 검사 탄핵도 동시에 추진키로 결정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 전원은 윤석열 정권의 폭정과 검찰 독재에 맞서는 총력 투쟁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구심력을 높인 출구 전략이 결국 대여 강공인 것.

이제 다음 관심사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다. 본인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했고 최근 검찰 조사 이후에도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밝힌 만큼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응할 뜻을 강하게 밝히면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따를 것이다. 그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당내 장악력 강화는 물론이고 중도층에도 어필할 수 있고 여권에 강력한 타격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현재까지 이 문제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어쨌든 만약 민주당이 영장청구를 부결시켜서 민심이 더 이반되거나 이 대표가 구속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당권을 놓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원래 구심점이 없는 비명계의 역량은 이 대표 단식 기간 중 더 약화됐다. 이것이 조선시대 임금들의 양위 파동을 떠올리게 한 이번 단식의 결론이다.

 

여당, 자신의 존재적 강점이 뭔지 알아야

 

여권은 여권대로 강경 태세를 더 굳히고 있다.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논란에 이어 지난 정부 통계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두 사안 다 일을 키우는 의도를 의심할 순 있겠지만, 사안 자체가 심각한 것들이다.

하지만 여권이 이 사안들에만 목을 멘다는 이미지를 줄 경우 오히려 이 사안들의 파괴력은 떨어질 것이고 야당 지지층의 결속력을 강화시켜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정쟁과 민생 투트랙을 쓸 수 있는 존재적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 투트랙을 정쟁과 사정(査定)이라 여긴다면 존재적 강점을 스스로 내려놓게 되는 꼴이 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이재명, 단식, 김만배-신학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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