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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9] 조국 장관 승부수, 두 가지를 충족해야 성공 2019-09-16 14:53:08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이는 한 달여를 끌어온 ‘조국 정국’의 1라운드 마침표일 뿐이다. 계속되는 검찰 수사, 곧 시작될 정기국회 등의 2라운드가 펼쳐질 것이다.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이 전선을 진영의 대결로 확장시켰다. 이 확장 덕에 지지층이 결집하고 임명장 수여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좋지 않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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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수사 돌파와 개혁성취 동시에 가능할까

 

그간 여러 출렁거림 속에서 청와대는 단 한 번도 조국 장관에 대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고위급 참모들이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고 조 장관 측 입장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당연히 조 장관의 임명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민심의 악화, 의혹의 구체화 속에서 고민도 없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임명장 수여 직후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주목할 만하다.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의지와 ‘공평·공정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 나아가 교육 분야 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천명한 것은 국민 전체에 대한 이야기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명백한 위법이 없으면 임명하는 것이 원칙’,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청문회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 등의 발언은 지지층 밖에선 소구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문재인 대통령은 큰 승부수를 던졌다. 문제는 이 승부수의 성패다. 성공하려면 두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검찰 수사에서 조 장관은 물론 조 장관 가족에 대해 큰 흠결이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 반대로 표창장 문제나 서울대 공익법센터 인턴 문제, 나아가 사모펀드 문제에서 부인 등의 명백한 불법행위가 드러날 경우에 “나와 상관없다”로 버티긴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 실제로 권력기관개혁을 성공해야 한다. 일단 ‘권력기관 개혁의 성공’에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다. 여권 일부 지지자들의 인식처럼 ‘과거 적폐나 야권에 대해서 단호’와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은 양립 불가능하다. 물론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노력과 분투 자체가 총선까지 이어지는 정치적 행위가 될 순 있을 것이다. 

인사 청문 과정의 곡절이 없었다하더라도 조 장관의 애초 정치적 상징성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국회를 통한 제도개혁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그런데 도덕성 전선, 검찰의 수사가 겹쳐진 현 상황에선?

 

자초한 지지층 균열, 재봉합 쉽지 않을 것

 

조국 장관과 권력기관개혁에 국한해서 봐도 어려운 문제지만, 여권은 이번 국면에서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여권과 일부 인사들은 현 상황을 한국당 혹은 ‘수구보수세력’과의 쟁투로 규정했다. 이 규정을 통해 지지층을 규합했다. 그런 규합이 없었으면 문재인 대통령도 조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당과 보수언론이 조 장관 및 지지층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은 맞지만 이들이 그 전선을 주도한 것은 아니다. 20대, 50대 그리고 현재 한국사회 갈등의 축이 한국당 vs 민주당이라고 여기지 않는 진보층 등이 한 달을 끌고 왔고 아이러니컬하게도 검찰이 이들을 뒷받침한 것이다.

대신 일부 여권 및 조 장관의 지지층 일부는 반대자들을 정치적으로 맹공했다. 단기적으로 지지층 일부가 이반하더라도 한국당 지지로 포섭되진 못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린 것이다. 지금 한국당 상황으로 보면 틀린 판단도 아니다.

하지만 지지층의 균열은 웬만해선 복원하기 어렵다. 특히 현 여권 강성 지지층의 배타성은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더 강해질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 대목에 대해 여권의 전략적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총선을 넘어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조국, 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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