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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24] 두 가지 문제는 크다 2017-11-19 02:18:34
노동부, 창업중소기업부 장관 자리가 남았지만 인사청문회가 거의 마무리 됐다. 우여곡절 끝에 추경예산안도 통과됐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래 두달 반 만에 어쨌든 ‘틀거리’는 잡힌 셈이다. 하한기 이후에는 새로운 정국이 시작될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과 야당 모두 호흡을 가다듬을 때다. 특히 청와대는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무엇’을 ‘먼저’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높은 지지율 자체를 목표로 하는 정치는, 아무래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힘들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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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논란이 보여준 정치 구조

 

 이번 추경 예산 통과 과정을 짚어보면 현재 정치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첫째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둘째 국민의당 및 바른정당을 설득해낸다면 상당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셋째 자유한국당은 독자적 반대 포지션을 취할 경우 실제로 저지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넷째 자유한국당을 배제하는 구도가 형성되더라도, ‘삐끗’ 하면 모두가 허사가 된다.

 이같은 구도는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를 구현하기 위한 여러 법안, 내년도 예산안 등 많은 일들이 이 구조를 거치게 된다. 물론 개헌을 비롯한 정치개혁과제는 사실상 만장일치가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일들이다.

 결국, 뻔한 소리지만, ‘협치’ 없이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준비가 잘 된다해도 어려운 일이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아예 불가능한 일들이다. 하한기 동안 여권은 일단 내부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 당지도부, 원내지도부 등 여권의 삼각축의 유기적 관계가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원내지도부와 당지도부는 모두 임기가 내년 지방선거 직전과 직후 까지다. 마음이 맞지 않더라도 한참 동안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수준에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해서 공유해야만 한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정기국회 즈음에는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야권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정부여당의 지지율은 지금보다는 떨어지게 되어있다. 기다리면 된다”는 천수답식 정치를 벗어나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혁신위와 당지도부의 면면으로 볼 때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목표 뿐 아니라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옳다. 교착상태를 타개하면서 국면의 꼭짓점 역할을 해야 한다면 ‘2중대’ 소리를 들을 일도, ‘발목잡기’ 소리를 들을 일도 없을 것이다.

 

납득할 수 없는 두 사안

 

 문재인 정부는, 국정기획자문위 활동 만료 시점에 진행된 국정과제 발표를 통해서 5년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만점을 주긴 어렵지만, 국정 방향을 제시해 하고 불확실성을 상당히 해소시킨 지점은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두 가지 지점에 대해선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첫째 재원-증세 문제다. 국정과제 구현을 위한 소요 재원 178조 원이 빡빡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자. 하지만 초과 세수-세출 조정을 통해 각각 60조 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확장적-적극적 재정 정책을 강조하면서 ‘매년 평균 12조 원 씩 돈을 아낀다’는 계획서를 내미는 것은 요령부득이다. 박근혜 정부의 누리과정 대란도 그런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같은 맥락에서 ‘초’대기업,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안도 지적의 여지가 많다. ‘10대 90’ 프레임으로도 부족한 판에 ‘1대 99’ 규정이 이 사회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둘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정부는 이를 첫 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국정원, 검찰, 감사원까지 포괄하는 대통령 주재 기구는 분명히 퇴행적이다. ‘좋은 칼-나쁜 칼’ 논란을 재연할 것인가? 본질적 수준의 제도적 개혁을 미룬 채 벼린 칼날은 결국 부메랑이 될 뿐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국정과제, 국정기획자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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