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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4/11] 윤석열의 납득 불가능한 행태 그리고 그의 팔로워들 2025-04-26 16:13:43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해 서초동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마지막까지도 마치 개선장군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본인의 의도가 무엇이던 간에, 국민의힘을 비롯해 보수진영에 타격을 입힐 것이다. 이른바 한덕수 붐업론 등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반면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은 윤석열의 존재감에 비례해 여유가 생길 것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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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퇴장과 나경원 등장, 한덕수 붐업의 함의

 

탄핵 인용 이후 윤 전 대통령의 행보는, 그가 재임시에 보여줬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자기 객관화 결여를 그대로 드러냈다.

민간인 신분으로 정치인들과 지지자(전한길 강사 등)을 관저로 불러 오찬, 만찬을 하고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상식적 차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재임 중에도 언론의 탐사 보도나 내부 폭로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공개한 일정, 발언, 사진 등으로 타격을 받은 적이 많았다.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 워크샵에 참석해 활짝 웃으며 어퍼컷을 날리고 맥주를 돌리는 사진을 공개한 것이라던가,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을 용산에 불러 박대하고 눈을 부라리는 사진 등을 공개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최근의 행보도 딱 그와 같은 것. 국민의힘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 경북지사가 윤석열을 만나고 난 후 언론에 출연해 “평소와 달리 약주를 한 잔도 안 하셔서 걱정이 됐다”, “사람을 쓸 때는 충성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같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자기 객관화 결여가 윤석열 고유의 것에서 친윤세력의 공유 지반으로 확대된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나경원 의원에 대한 출마 권유 (권유 사실 공개 포함) 등도 마찬가지다. 불과 얼마 전 4.2재보선에서 윤석열 마케팅에 대한 PK지역의 민심이 분명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당 전체가 무반응이고 오히려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점도 상식 밖이긴 마찬가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한덕수 대행 붐업도 같은 맥락이다. 오 시장이 세불리와 여러 내부적 문제점 때문에 불출마를 선언했겠지만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닌 국가 공동체여야 한다”나 “사안마다 표 득실을 따져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며 한쪽을 배제하는 비정상 정치의 시대를 넘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며 약자의 삶을 보듬고 대안을 고민하는 정상 정치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은 적실하고 적확한 주장이다.

그나마 탄핵 소추에 찬성했고 중도확장성이 있는 오 시장이 불출마하고 신 친윤의 핵심인 나경원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며 장에 들어선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한덕수 붐업론은 이와 차원이 다른 악재다. 대통령이 계엄을 일으켰다가 파면된 마당에 권한대행이, 다시 직을 버리고 여권 후보로 나선다면 국힘은 국민을 두 번 버린 정당이 된다.

정통 관료로 안정성은 높지만 재산, 회전문, 가족 등의 문제에서 흠결이 적지 않고 정치적 파괴력이 한 번도 증명되지 않은 한덕수라는 인물을 이 마당에 조커카드로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 역시 자기객관화 결여의 방증이다. 윤석열 측과 가깝다는 “메신저들이 한덕수에 윤심이 실려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레거시가 적지 않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도 임할 때는 진지한 차별화를 승리 전략으로 내세우기 마련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상당수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진지한 표정으로 윤심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선 참여 내지 차기 당권이 목표가 아니라 본선 승부와 보수 혁신이 목표인 주자들과 국힘 구성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나서지 않는다면, 대선과 향후 정국의 예측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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