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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3/17] 헌재, ‘크레딧’쌓고 있지만…금주 넘기면 사회적 스트레스 극대화 2025-04-26 15:41:23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석방, 감사원장과 서울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기각 등의 여파인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절차가 길어지고 있다. 결과에 대한 승복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절차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탄핵 심판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피로감, 짜증, 불안감 등이 높아지는 것도 분명하다. 만약 이번 주도 도과한다면 탄핵 찬반 양 진영의 스트레스와 불만이 예상 이상으로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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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취소·탄핵 줄기각의 실제 영향은 어떻게?

 

지난 8일에는 윤 대통령이 석방됐고 13일에는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은 오랜만에 기세를 올렸다.

일견 민주당이 수세에 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는 않다. 일단 정략적으로 보면 비명계에 대해 ‘검찰내통’ 등의 음모론을 제기해 스스로 문제를 만들었던 이재명 대표가 수세에서 벗어났다. 

“또 다시 바보가 된 느낌”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던 비명계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광화문 농성장 천막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모여 손을 맞잡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감사원장이나 검사 등에 대한 탄핵 기각 역시 민주당의 무책임한 줄탄핵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전원일치 결정을 하며 호흡을 맞추고 보수 진영이 헌재 결정을 환영하고 수용력을 높이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다. 

사실 헌법재판소는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나 이진숙 방통위원장 등 계엄 이전의 각급 탄핵 등에서 야당의 손을 들어준 적이 거의 없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여권이나 보수진영이 헌재를 맹공하고 있지만 정작 이런 ‘과거 실적’에 대해서 뭐라 한 적이 없다. 이번 탄핵 기각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점에서 본다면 헌재의 ‘크레딧’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민감국가 지정, 바이든의 분노 반영됐을 가능성 높아

 

미국이 지난 1월 원자력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협력이 제한될 수도 있는 ‘민감 국가 및 기타 지정 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에 한국을 추가했다는 소식도 시사점이 크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치권의 핵개발 시사 등이 주요 원인이 됐으리란 분석을 내놓지만 이는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이전 정부는 2025년 1월 초 한국을 SCL의 최하위 범주인 ‘기타 지정 국가’에 추가했다”고 밝혔는데 그 때는 보수진영에서 핵무장론 등을 이야기할 정신조차 없을 때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해 12월 3일의 비상계엄과 윤석열 정부의 후속 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었고 탄핵 절차 등에 대해선 환영 내지 고무하는 듯한 공식 반응을 내놓기도 했었다. 경제와 안보의 동맹을 민주주의 가치의 공유와 결합 시킨 한미일 동맹을 자신들의 주요 간판 중 하나로 삼았던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엄청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 또한 한국 여행, 재한미국인의 안전 등에 대한 경고도 줄줄이 나오던 때로 결국은 (한국)역내 정치적 불안정이 직접적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유야 어찌됐건 한국이 이 리스트에 올랐다는 점, 외교 당국이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상당한 문제다. 더불어 바이든 정부의 지정 사항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이슈를 어떻게 활용하려 할지 알 수 없다는 점 등도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게 대외적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만약 탄핵 선고가 이번 주(21일)도 넘긴다면, 게다가 헌재 특성상 탄핵 평의나 선고의 진척 사항에 대한 브리핑이나 설명을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그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불안감과 피로감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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