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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10] 국민의힘 미약하나마 변침 시작…좌우 도전 직면한 이재명 2025-04-26 14:57:43
탄핵심판 과정이 본격화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측의 전략은 완연한 변화가 드러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서서히 조기 대선 쪽으로 변침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겐 당내 좌우의 도전이 시작됐다. 다른 의미에서 보면 ‘정치 정상화’의 시동인 셈이다.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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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토론회 하는 오세훈

 

탄핵 심판에 임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는 많이 바뀌었다. 법정에 서기 전 장외에서 “부정선거 증거가 너무나 많다”면서 중국까지 싸잡아 공격하더니 법정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이 많아서) 체크를 해보라고 했다”는 식으로 톤을 낮췄다. 요즘은 부정선거에 대한 이야기는 쑥 들어갔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계엄을 단행했다는 식의 명분론도 많이 잦아 들었다.

대신 경고성 계엄 주장이 강해졌고 국회, 정치인, 선관위 등에 대한 물리력 동원을 지시한 자신의 명령은 실효성이 없었거나 과장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 위협이 아니라는 논리가 굳어졌다.

이와 더불어 전직 국정원 1차장이나 특전사령관 등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증인들의 허점을 직접 파고 들려고 하고 있다. "내란 프레임과 탄핵 공작"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는데, 계엄이 정당해서가 아니라 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죄가 안 된다는 주장인 셈이다.

나름대로 대의와 집권기 동안의 경제적 성과 강조를 통해 정당성을 주장하며 내란재판에 임했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도 크게 다른 모습으로 형사사건 피고인과 유사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

국민의힘에서도 미세하나마 변화가 느껴진다. 여의도연구원과 특별기구를 통해 대선 공약성 정책들을 만지고 있고 지도부는 여전히 대선이라는 단어에는 손사래를 치지만 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정략적이라는 비판과 별개로 그냥 시간 끌기용은 아닌 느낌이다. ‘윤석열 이후’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은 금주에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회하는데 오세훈 시장이 개회사에 나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 등을 통해 이미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고 최근엔 김문수 장관도 정치적 움직임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측근들이 움직이고 있다.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면 확장론과 배신자 프레임 등이 부딪힐 수도 있겠지만 조기 대선 준비 자체를 백안시하는 분위기가 생기긴 어려워 보인다.

 

총선 때는 윤석열이 이재명 구했는데

 

나홀로 대선 레이스를 하다시피하는 이재명 대표에도 도전에 직면하기 시작했다. 당내 화합. 일극화의 문제점 등을 비판하는 비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 우측의 도전이라면 주52시간제 후퇴 등 우클릭 행보에 브레이크를 거는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좌측의 도전이다.

현재 야권에서 위상을 보면 이 대표가 쉽게 흔들릴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이 대표가 민주당은 물론 야권-진보진영-시민사회 전체의 유일 리더십인 상황이 오히려 약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 대표 본인이 직접 대응해야 할 면이 너무 넓고 선이 너무 길다. 버퍼존도 잘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왼쪽 다 마찬가지다.

선거법 등 2심 판결 이전에 돌파구 내지 방향성을 만들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실 지난 총선 때도 이 대표는 비슷한 어려움에 처했지만 그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갑자기 존재감을 높이면서 야당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줬었다. 현재까지도 비슷한 양상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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