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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13] 민주당, 멈춰서 전략적 재점검해야 2025-02-11 07:35:23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난항을 겪으면서 피로감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 같은 피로감은 여론조사로도 연결된다. 과표집 논란, 일부 여론조사 문항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신뢰도 높은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한 흐름이 감지된다. 이 피로감은 야당 지지율 하락으로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은 멈춰 서서 전반적으로 전략적 재점검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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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결집에 민주당이 부채질 하는 형국

 

한남동 관저에 성을 쌓다시피 방어막을 둘러싼 윤 대통령의 언행은 더 이상 비판이 필요 없을 정도다. 비상계엄의 실행 리더였던 김용현 전 장관과 여러 군인들이 이미 구속됐고 상당수가 대통령의 구체적 지시를 실토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책임을 부인하는데 이어 공직자인 경호관들을 방패막이로 내세우고 있다.

‘불법 체포’를 막겠다며 관저 앞에 섰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석열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제도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은 체포영장을 막아서는 것 이상이 아니다. 게다가 김민전 의원의 경우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자경단인 ‘백골단’의 국회 기자회견을 주선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탄핵과 특검을 찬성한 김상욱 의원의 탈당을 압박해 빈축을 샀다.

그럼에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당 지지도 격차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보수 지지층 결집에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결합되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투트랙 전략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헌법재판소가 속도감 있는 진행을 공언한 이후에는 국정 안정과 탄핵심판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버티면서 강성 지지층을 동원하는 흐름과 민주당의 지속적 강성 드라이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윤 대통령 탄핵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안정적 상황 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다음 정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혀 그런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안정감 쪽을 맡고 박찬대 원내대표·정청래 법사위원장 등이 강공을 맡는 나름의 투트랙 전략을 세우고 있긴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대표 본인이 최상목 권한대행을 직접 압박하는 등 안정감을 제대로 못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박찬대, 정청래 및 스피커 역할을 맡고 있는 의원들의 거친 모습은 모두 이 대표에게로 전이되고 있다. 분리 효과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이 대표 본인의 재판과 관련한 불성실한 모습은 여전하다.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 직무정지, 원내 절대 다수 의석 보유 등으로 인해 국민들은 지지여부와 별개로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을 매우 높이 보고 있다. 그러면 눈높이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당장은 내란특검법 등의 처리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특검 추천권 관련 독소조항을 제거했지만 대법원(법원행정처)은 특검법안 내 특례조항이 기밀 유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등의 지적을 했다. 법원과 헌재는 줄곧 계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가능함을 확인해주면서 신뢰성을 높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현재의 특검법을 그대로 밀어붙일 경우 최상목 권한대행은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에서도 이탈자가 최소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공은 민주당에게로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 표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탄핵 반대, 계엄 찬성으로 연결시킬 순 없다. 중도층 내지 온건 보수층의 윤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이미 끝냈기 때문. 무슨 숨겨진 사실이 드러나 계엄의 필요성이 증명될 것이라는 주장은 일부 유투버들의 세계관일 뿐이다. 국민의힘 주류 세력 내에서조차 극우화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나 불안이 임계치를 넘을 경우 탄핵 찬반의 분포도 더 변할 수 있다는 조짐이 엿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도 위기의식이 느껴지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체포만 되면, 어쨌든 특검법이 통과만 되면” 식으로 밀어붙인다면 혼란상은 더 깊어질 것이다. 위기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 가시적 변화를 보일 수 있는지...지금은 민주당에게 공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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