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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2] 야당은커녕 여당 반쪽과만 소통하는 용산, 현실 인식 기능이 문제 2025-02-11 05:58:53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두 차례 1심 선고공판이 나온 후 연말 정국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예산 정국에서 다수 야당은 힘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여당은 여론에 호소하며 맞서지만 정작 지지율이 낮다. 게다가 명태균 사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처리 일정 등에 대안 압박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돌이켜보면 주요 일정들이 촘촘했던 지난 11월, 대통령실과 이른바 친윤 세력들의 무전략, 무능함은 더 도드라졌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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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이상함이 한동훈의 정당성 강화하는 것은 아냐

 

본회의 처리가 그대로 되진 않겠지만, 민주당은 여당과 합의 없이 감액예산안을 국회 예결위에서 통과시켰다.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고, 본회의 처리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상 초유의 일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보유한데다가 대통령 지지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역풍에 대한 큰 걱정 없이 밀어붙이기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주당 입장에선 일부 부작용이 있더라도 사정기관을 비롯한 공직사회 전반에 자신들의 실질적 힘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구조적으로 볼 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실과 여당이 야당과 치열한 협상, 힘겨루기, 여론을 업으려는 두뇌 싸움을 벌인 흔적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야당은커녕 여당 전체와도 협력을 스스로 방기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원 게시판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당정협력에서 한 대표와 지도부를 배제하고 추경호 원내대표에게만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의 지지율도 낮고 여당 의석이 원내 1/3을 겨우 넘는 상황인데다가 특검법, 예산안 처리 등을 눈앞에 둔 시점에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보인 것.

힘이 강할 때도 전략적 고려가 부족한 힘자랑은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예 힘 자체가 부족한 상황인데도 한동훈에 대한 견제(혹은 강한 압박)를 제일 중요한 기조인양 하는 것은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자신들이 용산과 가깝다고 주장하는 인사들(장예찬, 신평 등)의 거친 언사는 그대로 용산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스스로에 대한, 외부적 상황에 대한 인식 기능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예결위 단독 처리 이후에도 대통령실은 ‘철회와 사과’를 요구할 뿐이다. 야당에 대한 실효성 있는 압박 수단이 겉으로 보이진 않는다. 만약 어떤 자해적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면 더 큰 부메랑을 스스로 던지는 꼴이 될 수도 있다.

한동훈 대표 역시, 용산이나 친윤 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스스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게시판 이슈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 초반에 강하게 진화하는 게 맞았을 것이다. 용산과 친윤세력의 ‘이상함’이 한동훈의 ‘정당함’을 증명해주는 것은 아니다. ‘정당함’까지는 혹시 모르겠지만 ‘능력’은 전혀 아니다. 

 

이재명, ‘역할 분담’에 대해 고민해봐야 

 

이재명 대표는 완연히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원내대표나 다른 지도부들을 ‘배드캅’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굿캅’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할 분담이 너무 반복적이고 투명하다. 굿캅-배드캅 역할 분담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주류와 진짜 경쟁을 할 때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될 것이고 자기 경쟁력도 늘 것이다.

12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름 중요한 분깃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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