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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3/18] 일진일퇴 공방, 최근 여러 선거 중에 가장 팽팽 2024-04-28 23:03:36
여야 간 일진일퇴의 공방이 치열하다. 중도층을 자극하는 악재, 그 악재에 대한 반응, 악재 해결 대신 외부를 향한 공세 등이 뒤섞여 전개되고 있다. 여당이 주춤하고 야당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가 했지만 이로 인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또 바뀌고 있다. 투표일까지 이십여 일 남은 현시점에서 놓고 보면 이번 총선은 최근 여러 전국 단위 선거 중에 가장 팽팽한 양상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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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가운데 자리에서 버텨야

 

출국금지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 황상무 시민사회 수석의 망발 등 용산발 악재들이 전반적으로 여권의 발목을 잡은 상황이다.

이른바 윤-한 갈등 이후 용산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번 이슈에 대해서도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에 맞닥뜨린 수도권 출마자들이 불안감과 용산에 대한 반발을 토로했고 한 위원장도 이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입장을 일요일 저녁에 내놓았다.

여당 입장에선 대통령실이 당의 기류를 수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결과일 것이다. 그다음은 당이 대통령실 앞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고, 최악은 대통령실이 당에 역공을 가하는 것.

가장 바람직한 경우의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최악의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다만 애초부터 한동훈 체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강경 보수층 인사들이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 공천 취소 등을 이유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선 강경보수 인사들이 민주당과 최전선에서 경쟁하는 수도권, 중도성향 정치인을 향해 ‘비겁하다’ ‘모호하다’라고 공격을 가하는 일이 상수(常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야당과의 경쟁보다 이 상수의 극복 여부가 선거의 승패를 더 크게 좌우할 수 있다. 가운데에서 밀려나는 정당, 특히 여당은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는 법이다.

이종섭 대사와 황상무 수석의 행보, 금주 발표될 비례대표 명단, 도태우·장예찬·정우택 등 공천 취소자들 지역의 상황 정리 등 야당과 상호 작용이 아니라 여권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들에서 성과가 나타난다면 괜찮은 분위기 속에서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민주당이 더 문제다” “어차피 중도층은 허상이다”라는 식의 목소리가 득세한다면 힘겹게 유지되는 균형점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일관된 이재명, 이미 승부수도 보여

 

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표는 당 안팎으로 점점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의 강북을 공천을 취소하긴 했지만, 그 지역 전략 경선은 오히려 논란을 더 불러일으키고 있고 안산갑 양문석 후보 문제 등에 대해서도 오불관언인 것. 어렵게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김부겸 전 총리나, 최고위에 복귀한 고민정 의원 등 비명계에 대한 립서비스 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여당과 용산을 향해선 탄핵을 암시하는 발언도 스스럼없이 내놓을 정도로 말이 거칠어지고 있다. 여당과 각을 세움으로써 자연스럽게 내부적 구심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게다가 더 ‘선명’한 조국혁신당의 약진에 자극되는 바도 있을 것이다.

지난주에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실제로 동반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선 오히려 안정감을 강화하고 실질적 공약을 내놓는 등의 행보를 보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재명, 조국 두 대표는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에 대한 반감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이 훨씬 더 높고 선거 때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판단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것이 불필요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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