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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19] 설 연휴 거치면서 확인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상반된 흐름 2024-04-29 03:02:59
설 연휴를 거치는 동안 국민의힘은 좋은 흐름을 탔다. 한동훈 위원장은 안정감이 더 높아지고 있고 공천도, 주요 지역은 많이 남았지만, 초반은 순항 중이다. 당정 호흡도 잘 맞아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좋지 않다. 공천이 본격화되면서 이재명 대표가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개혁신당의 경우 거대 양당이 공천에 발목이 잡혀있는 사이에 치고 나가야 하지만, 내부 조정에 시간과 역량을 과하게 소비하고 있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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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순환’ 만든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확실히 상황이 좋다. 한동훈 위원장 개인과 당 지지, 총선 전망의 디커플링 현상이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아래쪽이 위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위가 아래를 끌어올리고 있다. 대통령실과 정부도, 의대 정원을 둘러싼 갈등이 제일 큰 과제지만, 어쨌든 정책-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적 잡음이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15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조용히 진행된 것이 단적인 예다. 영남, 서울 강남 등 인화력 높은 지역구 공천이 줄줄이 남아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잡음은 일정 수준 내에서 통제될 수 있을 것 같다.

여권은 ‘좋은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 개인의 높은 지지율이 리더십 강화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전반적 갈등 지수가 낮아진 것. 높은 지지율에 대한 호응과 기대가 높아지면 이를 바탕으로 중도화 전략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나 여당 지지층의 사전투표에 대한 문제의식은 양날의 칼이다.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되는 면이 있지만 전체 선거의 확장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 한 위원장이 이 두 사안에서 지지층을 위무하면서도 절제된 메시지로 리스크를 통제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실이 독일 덴마크 순방을 연기한 것은 외교나 국정안정성의 측면에서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총선 대응의 면에선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대체 방문 지역으로 광주를 제시한 것도 영리한 행동이다.

국민의힘으로선 향후 2. 3주 동안의 두 가지 과제는 강남, 영남 공천의 본격화 과정에서 누수 최소화와 수도권 전역에 싸움할 수 있는 라인업을 형성하는 것이다. 전자는 지지율과 구심력으로 방어할 수 있지만 후자는 더 어려운 문제다. 여권 입장에선 다음 대선까지 길게 내다보고 대응해야 할 난제다.

 

‘나쁜 순환’ 만든 민주당

 

애초부터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공천에서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고 실제로 그러하다. 하지만 어려움의 이유들을 하나씩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하나씩 늘리는 쪽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현 정부 출범 이래 자기 당 지지자들의 평가와 지지 면에선 이재명 대표가 여당 지도부를 늘 이겼다.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 체제를 지탱한 중요한 동력이다. 하지만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 이후엔 달라졌다. 여당의 구심력이 야당의 구심력을 능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갈등의 심화, 공천 잡음 확산 등으로 구심력은 더 약화되고 있다. 구심력이 약화되면 공천에 대한 반발은 더 커진다.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한 군소강성 야당 및 사회단체와의 선거 연대 협상 본격화, 조국 신당과 송영길 신당의 등장 역시 전반적 구심력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먼저 구심력을 강화하고 중도 확장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선거의 기본 전략이다. 두 가지가 선순환을 형성하면 더 좋다. 현재 국민의힘이 이런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표가 움직일수록 구심력을 훼손하고 확장의 방향도 중도와 반대 방향이다.

어쨌든 공천을 완료하고 당 밖의 세력들과 라인업을 구축하면 반윤 전선 자체가 구심력을 강화시켜준다는 계산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강성 경쟁이 펼쳐지고 확장성이 훼손될 위험이 크다.

 

평가의 세 가지 차원

 

개혁신당은 시간을 아껴 써야 한다. 또한 이낙연이 이준석을 제압하거나, 이준석이 이낙연을 제압해야 당 상황이 정리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최악이다.

다른 세력과 권력 투쟁을 통해 자기 지지층을 형성·강화하는 프로세스는 거대 정당에서는 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가능하지만, 작은 정당에서는 불가능하다. 특히 신생 정당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선거는 한 표라도 더 받는 사람,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 이기는 게임이다.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는 세 가지 차원에서 진행된다. 첫째 절대 평가다. 둘째는 경쟁자와 상대 평가다. 셋째는 좋아지느냐 나빠지느냐다. 80점 받다가 70점 받는 것보다 50점 받다가 60점 받는 것이 선거에선 더 좋을 수도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첫째 차원보다 둘째, 셋째 차원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한동훈, 이재명, 개혁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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