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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9] 국민의힘, 여론지지 업고 한강 전선 펼쳐 2024-04-28 16:25:02
여권의 대충돌은 잠정적으로 봉합된 것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와 호응은 매우 높다. 여야의 ‘못하기 경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야당의 경우 일부 인사들의 탈당 이후 이재명 구심력이 강화되고 있는 반면, 여당의 경우 이준석 전 대표 측의 탈당 이후 한동훈 위원장을 매개로 오히려 변화의 에너지가 분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흐름 속에 설 연휴 기간에 돌입할 수 있느냐가 총선의 첫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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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언론 대담 정도는 피할 순 없는 상황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충돌은 이른바 ‘사천’ 논란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양쪽에서 벌어졌다. 대통령실은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대한 김경율 비대위원의 출마 선언을 한 위원장 측의 약한 고리로 생각하고 강하게 공격했다. ‘지지철회’와 ‘사퇴요구’의 표면적 요구가 그 대목이었다. 한 위원장과 김 위원이 미숙한 점을 노출하긴 했지만, 서울 강남이나 영남권 같은 강세지역도 아닌 이른바 ’험지‘에서 3번 연속 낙선한 원외 위원장의 반발은 공격의 명분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오히려 거꾸로 반발이 커졌을뿐더러 여론을 자극해 한 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게 됐을뿐더러 오롯이 ‘가방 논란’만 명징하게 남겨놓는 악수가 됐다. “사과하면 야당의 공격 빌미를 제공해 오히려 선거에 불리”라는 독특한 논리를 내세웠지만 이 역시 호응을 받지 못했다. 또한 용산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강조한 것은 향후 강남, 영남권 등 내부 경쟁이 높은 지역 공천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족쇄로 작용하게 됐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실 주변에선 이달 말 대통령의 언론 대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 정도 이벤트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일단 가방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언급과 정리(사과는 차치하고) 없이 국정운영을 계속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민생 토론회 등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가방은요?’라는 꼬리표가 따라가기 때문이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한동훈 위원장 등 비대위는 물론이고 모든 국회의원 후보들이 이 질문을 계속 받게 될 것이다. “김건희 여사는 피해자인데 왜 피해자가 사과를 하느냐”라는 모범답안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면 그 결과를 점치긴 어렵지 않다. 또한 선거 이후에 여당 및 여당 지지층이 대통령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선거 이후엔 그 꼬리표가 더 크고 무거워질 것이다. 결국 선거 이전에 다시금 여권 내의 충돌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일정 부분 ‘오버슈팅’이 분명하지만 당정 충돌 과정에서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민심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 지난 정부에 대한 심판 정서를 지닌 사람들 중 현 여권에 대해 염증을 느껴 돌아선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흐름이다.

이와 더불어 국민의힘이 총선의 전선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인천 계양을의 원희룡, 서울 마포을의 김경율, 서울 영등포을의 박민식, 서울 중성동갑의 윤희숙 등에 대해 ‘운동권 저격’ 공천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한강 서쪽 하류에서부터 중심부로의 포진 성격이 오히려 더 전략적인 것. 영남, 강남권으로 위축된 선거를 치르지 않고 공세적이고 확장적인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방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림은 가방 문제가 해결될 때만 파괴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벌써 총선 이후 바라보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서 윤석열 정부 심판 기조를 분명히 하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이 대표의 지역구 불출마 가능성도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총선에서 야당 대표가 중심이 되지 않을 순 없는 일이다. 하지만 공천 경쟁 과정에서 비명계, 특히 친문계에 대한 공세가 너무 거칠다. 임종석, 노영민 두 전직 비서실장에 대한 공세는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결국 이런 압박은 총선 공천 그 자체를 넘어 총선 이후 민주당 당권 경쟁에 대한 포석인 것. 국민의힘이 확장적, 공세적 전략을 펼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제3지대의 경우 여론조사상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대로 된 ‘공급’이 문제일 뿐이다. 지지율이 가장 앞서나가는 개혁신당의 경우 한동훈 위원장에 대해 과도하게 견제하는 모습은 오히려 스스로 공간을 줄이는 효과로 귀결될 수 있다. 3지대 전체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영토를 늘리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한동훈,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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