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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30] 민생 위기, 통제할 수 있는 변수에 집중해야 2024-02-24 12:21:02
설 연휴 이후 몰아친 한파와 가스 가격 인상 이슈가 결합해 난방비 급등 문제가 큰 이슈가 됐다. 내달, 그 다음 달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다. 인상 요인이 차고 넘치는 전기요금, 4월에 인상이 예정된 지하철, 버스 요금 등도 기다리고 있다.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인상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딱히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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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력과 안정감 강화는 도덕적 당위가 아니라 문제 해결 전략

 

에너지 가격을 필두로 한 공공요금 인상 요인이 산적해 있고 지난 27일 발표된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잠정 결과(시산)'에 따르면 연금재정문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일부 공공요금은 인상됐거나 인상이 확정됐지만, 추가 인상 요인에 대한 추계도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고금리 문제 등은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처한 문제들이다. 이에 대한 이론은 없다. 우리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 주요 국가들도 적지 않다. 전 정부 책임론 역시 어느 정도 인정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아직은 현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상대 평가나 전 정부 정책 비판으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어느 나라에서나 현존하는 모든 문제의 궁극적 책임은 임기를 수행 중인 정부로 귀결된다. 국민의 고통이 심화되면 정권과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계치를 넘어서면 상대 평가도 소용이 없게 된다.

이런 문제의 여러 요인을 통제할 수 있는 변수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분류해보면 러-우 전쟁이나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등은 우리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속한다. 재정의 방향성 등은 통제할 수 있는 변수지만, 글로벌 금리와 연동시켜 생각해보면 그 통제력조차 낮다. 쉽게 말해 모든 것이 매우 어렵고, 딱히 뾰족한 수를 낼 여력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위기의식은 더 높아지고 있다.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역시 ‘정치’ 영역이다. 주요 직위에 대한 인사,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의 메시지, 주변국과의 관계 형성, 행정기관의 역량 발현, 부정부패 및 범죄에 대한 대응 등이 안정감과 통합력을 높일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다.

최근 현 정부의 상황을 돌아보면 대외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보였고 이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전 정부에 대한 평가가 나빠서 정권교체가 됐고 현 정부 지지율도 낮지만, 전현 정부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고부가가치-필수재 제조업, 문화 산업 역량 등에서 한국의 경쟁력과 위상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또한 재벌-대기업에 대한 일반적 여론도, 다른 영역에 대한 평가 하락에 상당히 힘입어, 꽤 높아졌다. ‘가진 자 위주의 정책’ ‘양극화 조장’ 등의 비판은 상존하지만 ‘정경유착’ 프레임은 이미 상당히 깨진 상황이다. 대기업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는데 부담이 덜하고, 성과도 낼 수 있는 환경인 것.

하지만 다른 영역에 대해선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여권 핵심부의 메시지나 여권 내부의 안정감 등 스스로 충분히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에서 실점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심각한 문제다. 노조나 진보진영에 대한 강경한 태도, 야당과의 갈등 국면은 어느 정도 지지율 방어에 기여하는 바가 있지만 이를 지속할 순 없는 노릇이다. 협치나 통합은 당위적 가치지만, 그 당위는 도덕적 명분에만 터 잡는 것이 아니다. 위기의식의 공유, 고통 분담을 통한 문제 해결과 개혁 추진을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이다. 이제부터는 윤석열 정부도 이에 대한 압력을 본격적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월에 새 여당 지도부가 들어서고, 정권교체 1주년이 되면 ‘문제 해결’에 대한 압박이 높아질 것이고, 야당이나 전 정부와 대립각의 효용은 점차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2월에는 이런 부분으로 무게 중심 이동이 진행되어야 할 상황인 것.

 

야당, 내부 경쟁을 지도부 구심력 강화에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어

 

야당은 이제 검찰과 갈등보다 내부 갈등이 좀 더 주목받게 될 것 같다. 지난 연말부터 설 연휴까지 여론조사에서도 일정한 흐름이 보인다. 검찰이 과잉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데는 수긍하면서도 ‘죄 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조작’을 벌이고 있다는 이재명 대표의 주장에는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검찰을 강하게 공격하고 이른바 강경파들이 전면에 설수록 여론과 거리는 더 멀어지는 딜레마에 처한 것. 공천, 총선 시기가 점점 다가올수록 이 딜레마는 야당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이라면 야당 내 비주류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는 당 대표의 (차기 대선) 지지율을 바탕으로 주류 진영을 확장시켜 대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은 당 대표 지지율이 좋지 않고, 주류 진영도 협소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 진영과 씽크로율이 높은 평당원의 권한을 강화하고 평당원의 목소리를 당 운영에 반영하는 쪽으로 대응하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악순환의 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 공천에 대한 우려, 갈등을 조기에 점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비해 호남과 수도권의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현역 의원, 전직 기초단체장, 전직 청와대-내각 인사, 지난 선거 공천 탈락자들 숫자가 국민의힘에 비해 매우 많다. 풍부한 인재풀은 당의 역량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공천 앞에서는 갈등요인이기도 하다. 이 갈등 요인을 대표 구심력 강화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면 지금보다 더 훨씬 좋지 않은, 복합적 갈등 국면에 처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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