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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26] 주호영에 대한 불만 표시가 의미하는 것 2024-04-24 08:30:03
김진표 국회의장의 강력한 중재에 힘입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힘겹게 도출됐다. 하지만 올해 정치 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선 노동 관련 일몰법 연장 여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연장 여부 등이 결정된다. 예산안 합의의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사다. 또한 민주당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통과 여부는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받은 이재명 대표의 행보와 연결될 것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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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은 왜 전대 출마 안 하나?

 

예산안 통과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분투가 돋보였다. 여야 원내대표뿐 아니라 대통령실과 내각을 상대로도 지속해서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중재 활동을 펼쳐 실제 성과를 냈다. 소수 여당의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역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예산안 통과 이후 여야 양측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최근 한국 정치의 좋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진 것이다.

여야 모두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자기 정당성을 강화하고 강성 지지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이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선 협상을 통한 합의 도출 자체가 상대에 대한 굴복이나 일방적 양보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진영 내 강경파들의 높은 목소리는 상대방에 대한 압박이 되기는커녕 자기 진영 내 협상 주체의 운신 폭만 좁히고 있다. 이런 까닭에 충돌과 언쟁은 떠들썩하고 당당하게 진행하고, 합의는 조용하고 겸연쩍게 발표하는 풍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협상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용산 대통령실이 높은 톤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거나 여당이 의석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재 조건 속에서 원하는 것을 다 따내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었다. 그나마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이나 고위 경제 관료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가 여당에 도움이 됐다.

노련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받는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용산’의 불만 표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짚어 볼 대목이다. 국회 운영이 파행에 빠지지 않게 운영위 회의를 원활하게 진행했을 때, 여권 입장에선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는 부대조건들을 달아 국정조사에 합의했을 때, 내년도 예산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을 때 모두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주호영 원내대표의 전임자가 안팎에서 좌충우돌하거나 일부 각료들이 물의를 빚었을 때는 오히려 이런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위상이 당장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여당의 주류가 그를 이 자리로 밀어 올렸고 다른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주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 앉기 전과 후에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없다. 이른바 친윤 의원들이 의총장에서 주 원내대표를 압박했을 때는 역풍이 불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내각과 당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것이다. 주요 인사들의 재량권 행사를 위축시킬 것이며 전당대회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본질적 문제는 이런 것이다. 야당과 여론에 ‘타협’하지 않고 강하게 나가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느냐?

예컨대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통령과 호흡이 맞고, 자기 정치를 하지 않고, 대선 주자가 아닌 인물이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이에 부합하는 인물들이 없지 않다.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하면 된다. 그 중 한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국정운영이 원활해지고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까? 자문자답해볼 일이다.

 

민주당, 볼륨을 높여도 정작 소리가 안 커져

 

민주당의 경우 지난주 언급한 대로 강성 지지층과 강경파의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주류 인사들이 받는 압박은 낮아지고 있다. 신현영 의원 논란은 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지만 민주당 주류가 엄호하면서 이른바 ‘꼬리 자르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의 발언량은 늘어나고 민주당은 이 대표와 민주당 수사 검사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는 등 스피커 볼륨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볼륨을 높여도 실제 음량과 울림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 느낌이다.

이재명 대표 처지에서는 ‘외환’만큼은 아니겠지만 ‘내우’가 점점 커질 것 같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김진표, 주호영, 신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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