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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8/29] 윤핵관 건재하면 ‘非-친윤’을 ‘非윤’으로 내몰게 돼 2024-04-22 02:45:19
이준석 대표의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임으로써 여당 비대위가 좌초됐다. 이준석 대표의 행동과 판사의 성향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이는 본질적 문제라 볼 수 없다. 상식 수준의 안정적 리더십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여권 전체의 문제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상식을 구현하지 못하면 혼란상은 더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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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구심력 강화는 원심력만 키워

 

지난 금요일 법원이 이준석 대표의 손을 들어준 이후 국민의힘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토요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재구성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즉각 내외부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애초에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것이 문제였다. 또한 법원으로 넘어간 이후 ‘플랜 B’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방향성과 능력 양면의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지도체제를 둘러싼 문제들이 발생했다. 여당 내에서 대통령실의 언행이나 인사에 대한 ‘정제된 비판’ 및 ‘윤핵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게 나왔지만, 비주류가 유의미하게 형성되는 수준에까지 이르진 못했다. 대통령 임기 초라는 시기적 특성, 이준석 대표의 언행, 비주류 구심점의 부재 등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비윤’은 몰라도 ‘비-친윤’이라 분류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고, 지난 주말 이들이 수면 위로 한꺼번에 올라오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이나 ‘친윤’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이 위기의식이 ‘주도권 강화’, ‘속도전’으로 발현된다면 구심력이 아니라 원심력이 강화될 것이고, ‘주류’가 고립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지금 여권은 ‘신의 한 수’를 만들어 낼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애초에 ‘신의 한 수’ 같은 것은 없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런저런 현실적 한계와 이유를 여러 가지 꼽을 순 있겠지만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포함한 일부 ‘윤핵관’의 구체적이고 가시적 거취 표명 없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진척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류의 코어를 깨면 주류가 확장될 수 있다. 더불어 이준석 대표의 과녁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검찰 출신이 여의도 출신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는 식으로 최근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큰 비난이 쏟아지지 않고 있다. 수술대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이 여의도 대표선수가 아니라 윤핵관 파견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핵관’과 ‘검찰 OB‘ 연합 느낌이 ’검찰 OB 단독 장악‘ 체제로 바뀐다면 지금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은 분명하다.

’코어의 해체‘는 더 단단하고 압축적인 코어의 재구성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국정 운영에 참여하는 풀의 확대, 운동장의 넓은 사용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비-친윤‘을 ’비윤‘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이준석’의 존재감과 상징성도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체제 출범, 버퍼존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숙제

 

민주당에선 이재명 지도부가 압도적 득표율을 안고 출범했다. 최고위원단도 동질성이 강한 인물들로 구성됐다. 박용진 의원이 2위를 하면서 존재감을 보였지만 전대에서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느낌이다. 비주류 수장이라 인정하는 사람도 없다.

당내 버퍼존이 없는 것은 이재명 대표가 직면한 큰 문제점이다. 앞으로 수많은 고비와 위기에 직면할 것인데 그때마다 전당원 투표로 돌파할 수도 없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윤핵관과 비교해보면 이재명 대표는 진영의 핵심 지지층과 결합력 면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우위가 양날의 칼이라는 점을 인식할 때 이 대표 체제가 순항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권성동, 이준석,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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