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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1] ‘북원추’의 나비효과…갈등 에너지 증폭 2021-02-18 10:23:09
산업통상자원부 원전 관련 문건 삭제 사건이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대)북원(자력발전소)추(진)’논란으로 확대된 것. 아직은 단편적 팩트만 드러난 상황이지만 사태의 장기화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지난 연말 이후 정치적 갈등 사안들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국면 자체가 바뀌고 있다.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서 여야 갈등이 더 고조되는 형국인 것. 일단은 설 연휴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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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건 목록’의 파괴력 만만찮아, 검찰까지 가면 복잡

 

사태의 도화선이 됐지만, 검찰 공소장은 사실 매우 단순하다. 산자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문건을 무단으로 삭제했다는 것. 에너지 전환(탈원전)정책의 당부에 대한 것도 아니고 그 문건의 내용에 대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건의 제목들은 상당히 민감한 것이 많았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이나 조태용 의원 등 보수진영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비핵화-원전 제공’ 패키지는 김영삼 정부 시절 KEDO 시절부터 시작된 것이다. 또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비밀리에 북한에 원전을 제공할 방도는 전혀 없다.

야당이 정략적 의도로 일을 키운다고 볼 소지가 충분한 것. 하지만 여권의 대응도 미숙하다. 청와대 대변인이 곧바로 ‘법적 대응’을 언급하고 나섰고 “박근혜 정부 때 문건이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USB 전달은 없었다” 등의 여당 발언도 일을 키운 것.

선거를 앞두고 ‘밀어보자’는 작용과 ‘밀리면 안 된다’ 반작용이 부딪히는 형국인 것. 법관탄핵이나 곧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 고위직 인사 등도 갈등 에너지를 높일 소재들이다.

‘북원추’ 문제는 당장 말끔히 해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초반 ‘적폐 청산’ 때는 물론 과거 정부 때도 ‘문건 목록’들로 인해 장기간 정치적 공방이 벌어진 적이 많았다. 만약 이 공방이 검찰이나 공수처로 넘어간다면 나비효과의 종착점은 더 예측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재명은 또 반사이익 거둘 수 있는 기회

 

당장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북원추’에 가세하고 나섰다. 안철수, 오세훈, 나경원 등 보수 후보들의 목소리가 더 높고 박영선 등 여당 후보들은 방어선을 치고 나선 것.

여당 당권 주자들도 이 사안에 뛰어들 것이 분명하고 이 과정에서 여야 강성지지층들의 목소리가 과잉표출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여야 모두 지지층 결집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중도층 이반 위험도 점점 커질 것이다.

이로 인해 시장 후보들이 계속 이 사안에 묶여 있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후보 등은 차별화된 면모를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이 상황은 차기 대선주자군 중 1강을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에게 나쁘지 않은 국면이다. 이낙연 대표는 사안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 지사는 재난지원-부동산 등 이슈에 주력하면서 이 문제에는 선택적으로 개입할 것이 분명하다. 설 연휴를 앞두고 긍정적 차별화를 지속할 기회인 것.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의중과 행보이다. 야당 공세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코로나19 등 민생이슈에 집중해 논점을 이동시키고, ‘북원추’에 대한 이슈 비중을 떨어뜨리는 기획이 필요해 보인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원전, 재보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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