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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1/11] 임기 하반부, 큰 두 흐름의 교직 2024-04-24 13:13:23
대통령 임기 후반부를 흔히들 ‘하산길’이라 부른다. 이 하산길에는 두 가지 흐름이 교차한다. 정권 재창출의 흐름과 정권 탈환의 흐름이다. 통상 전자가 복잡하고 후자가 간명하기 마련이지만, 현재로선 오히려 거꾸로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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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간명한 여권, 복잡한 야권

 

정권 후반부 여권은 지지율 하락을 막고 국정 장악력을 계속 유지하며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목표를 두게 된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입장차가 엄존하기 마련이다. 청와대의 장악력 유지, 국정 성과 도출, 차기 주자의 부각과 존재감 확립 등이 엇갈릴 때가 많다. 잔여 임기가 줄어들면서 물 흐르듯 권력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경우는 오히려 흔치 않다.

반면 정권 탈환이라는 야권의 목표는 상대적으로 간명하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여당에 비해 야당이 훨씬 더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다. 황교안 대표나 한국당 등은 정권 탈환이라는 입장에 서있지만 유승민, 안철수 등 개혁 보수 내지 제3세력을 자임하는 쪽은 ‘새 정권 창출’의 포지션일 수 있다. YS혹은 MB도 ‘정권 탈환’의 자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어쨌든 여당이 분열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면 궁극적으로 야당도 통합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시점, 형태, 비전 등에 대해 공통분모가 크지 않아 보인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反문재인’에 대한 압력은 커질 것이 분명하다.

현 여권 역시 열린우리당 이후 십여 년간 대통합민주신당(구 민주당+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혁신과통합+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안철수 신당+민주당) 등 반복된 통합과 분열 끝에 현재에 이르렀다. 여권의 과거를 돌아보면 간단한 법칙 하나는 도출된다. 더 많이 가진 쪽, 주류의 양보와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비주류의 도전이 겹칠 때 통합은 가능했다. 이후 결과는 차치하더라도.

 

‘소통 정국’ 활짝 열어야

 

패스트트랙을 거쳐 온 사법개혁법안, 선거법 그리고 내년도 예산안 등 연말 난제가 많다. 하나하나가 쉽지 않고 모든 것을 한 테이블 위에 빅딜을 하기엔 여야 정치권의 역량이 태부족이다. 청와대 역시 그간 신뢰할 만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 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이후에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수사도 절정으로 치달을 것이다.

갈등의 에너지는 넘쳐나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내주에 국민과 대화를 예고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야권 인사들에게 입각제의를 한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청와대가 이 시점에서 작년 일을 왜 공개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힘이 있을 때 협치를 했어야 한다’는 조언에 대한 뒤늦은 반성인지, 정권 후반부에는 ‘협치, 탕평’에 힘을 싣겠다는 각오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지난 일요일 여야 당대표들과 대통령의 만찬 회동을 시작으로 ‘소통 정국’을 열 필요성이 있다. 이를 통해 예측 가능하고, 교정 가능한 국면을 열어야 한다.

물론 ‘협치’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탕평’은 상당 부분 주체의 의지에 달려있다. 탕평이 평가 받는다면 협치도 불가능한 일 만은 아니다.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연말까지 국면이 향후 2년의 큰 규정력을 발휘할 것이 틀림없다.

스스로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다른 나라 혹은 검찰 등의 영향력만 커질 수밖에 없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반환점, 정권 재창출, 정권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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