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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22] 조국 수석이 주도한 지난 주 흐름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 2024-04-24 22:41:14
지난 주 정국을 관통한 축은 한일 갈등이라는 단일 이슈였다. 이번 주 역시 비슷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 상황에 대해 관점과 대안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러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은 공통적으로 이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모든 것을 공개하면서 갈 순 없겠지만 피아의 역량과 대칭적, 비대칭적 옵션을 면밀히 계산하는 구체적 시나리오 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전략적 상황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지난 주 청와대, 특히 조국 민정수석 중심의 강공이 즉자적, 감정적 대응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나? 금주에는 당청의 역할 분담 및 조정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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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대조표 분명했던 청와대 회동

 

지난 주 일정은 촘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의 청와대 회동, 일본이 제시한 한일 중재위 구성 시한의 도래와 “우리는 그 시한을 인정할 수 없다”는 우리 고위 당국자의 답변, 일본 참의원 선거 등이 맞물려 돌아갔다.

청와대 회동의 대차대조표는 명확했다. 국내 정치 분야에선 전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대통령과 여당은 추경 처리를 강조했다. 한국당은 안보라인, 특히 정병두 국방장관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접점을 찾진 못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에 대해선 토론이 뜨거웠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강경론을 전개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할 경우 안보 불신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지소미아 폐기를 맞대응 방안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논리였다. 황교안 대표는 신중론을 펼쳤고, 이해찬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을 말을 아꼈다.

회동 다음 날 정 대표는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집단 토론이, 난상 토론이 진행된 거예요"라며 "‘정치는 이렇게 해야 된다’라는 느낌을 가졌다"고 풀이했다.

실제 발표문은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로 정리됐다. 

애초 청와대 기류는 ‘우리가 먼저 지소미아 이야기를 꺼낼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과거사와 정치에서 비롯된 문제가 경제, 그리고 안보분야까지 확산되면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에게 좋지 않을 것’정도였다. 하지만 이 회동 이후로 지소미아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한일 갈등에 팔짱끼고 있는 미국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진보적 성향의 야당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보수적 성향의 야당 대표가 신중한 입장으로 맞서자 청와대가 중심을 잡은 것은 상당히 괜찮은 그림이었다. 보수와 진보가 격렬하게 대립하고 야당과 여당이 역동적으로 갈등하는 한국과 자민당 아베 정부가 조용히 독주하는 일본의 차이점도 이런 것일 수 있다.

 

수보회의가 중요한 이유

 

금주 일정도 숨 가쁘다. 오늘(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단기적 기조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난 15일 같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조국 민정수석의 메시지가 격렬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전에 다른 현안에 대해 논의할 때  ‘참여정부 시절 경제나 안보 문제에 있어서 해당 당국자들만 의견을 주로 피력했었는데 이젠 정무나 민정, 시민사회 쪽 등도 적극 참여하라’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한 주 조국 수석의 과도할 정도로 적극적 발언들이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 수 있다. 이것이 전략적 역할분담인지 당정청이 당분간 일본은 물론 국내 보수여론을 향해 강공을 펼치겠다는 것인지 여부가 수석보좌관 회의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날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문 대통령의 오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나 호흡을 가다듬는 것이나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구체적 분석 속의 전략적 착점이면 어느 쪽이든 다 의미가 있다.

당장의 일정은 23~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  23~24일 존 볼튼 미 NSC보좌관의 (방일에 이은) 방한 등이 있다.

그리고 일본은 24일까지 전략물자 수출 시 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 목록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의견 수렴 후 결과 발표 시점은 7월31일이나 8월1일 경이 될 것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관측이다.

이번 주 역시 빡빡하고 긴장감이 고조될 한 주다. 당분간 이런 긴장이 고조되는, 혹은 상시적으로 긴장이 유지되는 시기가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청와대 핵심부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이적(利敵)’ 같은 단어의 사용은 이번 국면을 넘어 길고 깊은 후과를 낳을 수 있는 단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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