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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0/8] 독점할수록 파이와 기대치는 줄어든다 2024-04-24 13:54:29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화에도 가속이 붙고 있다. 상당한 성과를 기대해봄직함 하다. 하지만 이를 전유(專有)하고 싶은 듯 하는 여권의 욕망이 너무 강하게 드러난다. 이 욕망은 오히려 전체 파이와 지지 기반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조강특위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역시 기대난망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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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가짜뉴스 논란 잘 다뤄야 할 것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노력은 성과를 거두는 분위기다. 그간 북미 양측에 대해 쌓아온 신뢰를 지렛대로 잘 활용하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겠지만 단기적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절대 ‘믿을만하다’는 평가를 훼손시켜선 안 될 것이다.

 그런데 국내 정치와 결부시켜 보면 이해하기 힘든 발언들이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 평양 정상회담 직후 과거 남북 합의문 미이행에 대해 "딱 하나밖에 이유가 없다. 그것은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이다“라고 단언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부적절했다. 게다가 북한 수뇌부 앞에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정파적 발언을 반복하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납득하기 힘들다.

 이런 발언들이 재발되지 않길 바라는 것은 당위적 이유 때문이 아니다. 지금 국면과 향후 성과와 지지기반을 협소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경제와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남북관계에서 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성과를 ‘전유’하겠다는 욕망은 잘못된 것이다. 성과가 정파적 전유물이 되면 의제도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남북관계가 진척될수록 정치적 정교함과 신중함이 점점 더 요구될 것이다. 관함식 논란이나 가짜 뉴스 논란이 좋은 예다. 특히 후자는 집권 세력에 대해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가짜뉴스들이 청와대나 여당을 공격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로남불과 자의적 권력 행사 우려 때문에 그렇다.

 

열심히 할수록, 목표지점과 멀어지는 한국당

 

 상식선의 예측을 해보면 이명박 전 대통령 1심 판결 이후 자유한국당은 ‘털고 가기’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 박근혜, 이명박 두 사람에게서 더 자유로와지는 계기로 삼으며 바닥을 치고 일어설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박근혜, 이명박 두 사람이 한국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기 보다 한국당이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비대위 체제의 한국당이 조강특위를 출범시킨다고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단, 조강특위라는 조직 자체가 그렇다. 공심위도 아니고 조강특위가 뭔가 유의미한 일을 해내기가 쉽지 않다. 지금 자유한국당 특정 지역 당협위원장 교체가 대중들에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전원책 변호사가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하는데, 그 ‘전권’을 위임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과연 ‘전권’을 갖고 있는 상황인지?

 또한 실제 일도 시작하기 전에 전 변호사가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 변호사가 “말만 앞서는 스타일리스트 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스스로 그 의구심을 강화하는 느낌이다.

 문제는 이런 것이다. 전 변호사나 조강특위가 물갈이를 더 많이 하고 작게 하고가 중요한게 아니다. 지방선거 직후 한국당에 대한 전망과 기대는 어렵지 않았다. 대략 ‘젊고 합리적인 인사들이 전면에서 서서 분위기를 일신할 때만 기대를 걸 수 있다. 당명 변경을 포함해 해체수준의 변화가 있을 때 외부 인사들도 합류할 것이다. 금방 국민들이 다시 밀어주길 기대해선 안 되고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 는 식이었다.

 하지만 외부 인사가 총대를 멘 비대위에 이어 조강특위가 움직일수록 이런 애초의 기대 전망과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남북정상회담, 조강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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