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 원내대표, 강선우 의원, 김경 서울시 의원의 부패상은 점점 더 구체성을 띄고 있다. 세 사람 모두 ‘억울함’을 호소할 단계는 지났고, 이 불똥이 어디까지 번질지가 관건이다. 게다가 과거 의혹이 불거진 단계에서 경찰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 현재 상황에서 조차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
이는 이른바 검찰 개혁, 반부패 수사역량의 배분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청와대나 여권 내 온건파는 반부패수사역량이 경찰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내란 종식’을 명분으로 군 수사역량이나 방첩, 정보, 보안 기능이 국방부 장관에게 집중되는 것이나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모든 수사 기능이 행안부와 경찰로 집중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실제 작동될 때 역량의 면에서도, 견제와 균형의 면에서도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 정부에 대한 타격으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국가 작동, 시스템의 혼란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이나 언론의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고, 정부 내에서 어느 정도 ‘땜질’을 하려는 시도조차 여당 지지층들에 의해 ‘반개혁’으로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통령이나 여당 지지율과 별개로 매우 좋지 않은 흐름으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교정’이 쉽지 않아 질 것이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과 가까웠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몰락, 여당의 전망이 매우 밝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후보군들이 치열한 내부 경합을 벌이는 것 등과 맞물려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줄곧 여권은 ‘원팀’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장기 전망을 공유하는 치열한 내부 토론이 이뤄지는 지는 의문이다. 애매한 힘겨루기 속에서 강성 지지층이 키를 잡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귀결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여권의 이런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대해 야당은 무기력하고 무관심하다. 야당의 정치적 공격이 여권의 문제점을 교정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이 정치의 일반적 시스템인데, 현재 한국 사회에선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현 국민의힘 지도부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 류의 영향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그들의 속마음이나 계획이 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한동훈을 처리(제어? 축출?) 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역량이나 정치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계속 역행했다.
이렇다보니 지지율도 떨어질뿐더러 한동훈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 할수록 윤어게인의 이미지가 강해지는 구조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올가미를 만들어 스스로를 얽어맨 자승자박의 형국이다. 장동혁 대표의 단식 또한 이 올가미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작동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