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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5/5] 대법 판결로 타격 입은 이재명, 역시 국힘 덕에 한숨 돌려 2025-05-11 23:46:12
대선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큰 이벤트 두 가지가 연달아 발생했다. 대법원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선거법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고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를 선출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판결이 이례적이고 타격을 줬겠지만 민주당의 대응은 그 판결보다 더 나빴다. 그런데 국민의힘 경선에서 한동훈 후보가 패배하고 김문수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다소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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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법 판결보다 그 이후 모습이 더 나빠

 

지난 1일 대법원은 판결은 그 내용보다 속도에서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민주당 역시 그 속도를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늘 그러듯이 이슈 자체보다 이슈에 대한 대응이 더 중요하다고 볼 때, 대법원 판결 직후 즉각적인 최상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은 매우 좋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과 최상목 권한대행의 상관관계가 없는데다가 그간 이재명 후보가 강조해온 안정감, 정치보복 절연 선언과는 거리가 먼 것. 즉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이미 노출된 악재인데다가 대중들이 그에 대한 판단을 이미 내린 사안이라면 신뢰성 증진을 위한 노력은 진행형이었는데 이를 스스로 훼손시켰다는 이야기다.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연쇄 탄핵을 통한 국무회의 무력화 주장, 삼권분립 해체 주장 등이 나온 것과 더불어 이 후보에게 방어막을 치기 위한 각종 법안들이 추진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국민의힘과 한덕수 전 대행이 민주당의 숨통을 틔워줬다. 이 후보에 대한 대법 판결 직후 한 전 대행은 대선 출마를 시사하며 그 직을 사퇴했다. 그리고 자신의 사퇴가 처리되기 전에 최상목 (대행의) 대행의 사직서를 처리하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 김을 뺐다. 그리고 그 다음날 대선 출마 선언 등으로 인해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 판결, 민주당의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에 집중될 수 있는 시선을 분산시켰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민주당에 화력을 집중하는 대신 한덕수 전 대행의 출마에 더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한동훈 후보에게 낙승했다.

 

김 후보는 캠페인 기간 동안 한동훈 후보를 배신자 프레임으로 몰아붙이고 탄핵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나마 윤 전 대통령과 탄핵에 대한 입장에서는 어쨌든 한 후보와 김 후보 사이에 각이 섰지만 김 후보는 현재 국제적, 경제적 흐름에 대한 이해도나 대중 동원력, TV 토론 등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원 투표와 국민의힘 지지자(무당층 포함) 대상 여론조사에서 상당히 앞섰다.

 

본선 경쟁력보다 탄핵이나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이 국힘 지지층의 우선 순위였던 것. 김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 중인 한덕수 전 대행 역시 탄핵 이슈 등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민주당은 한숨을 돌리면서 대법원에 대한 직접적 압박에는 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이재명 후보 역시 ‘민심 행보’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김덕수 단일화, 과연 파괴력이?

 

당분간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문수-한덕수 단일화가 이슈겠지만 중도층의 관심이나 기대를 끌만한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된다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선명한 입장뿐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시민들과 직접 접촉 등을 통해 정치적 성장을 보여준 한동훈 전 후보가 이들에게 크게 힘을 싣기도 어려울 것이다.

 

국힘 지도부와 주류 진영에서는 김문수 한덕수 단일화 이후에 이낙연, 이준석 등 반이재명 빅텐트를 펼치면 승산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빅텐트’를 펼치기도 어려워 보이고 펼친다 한들 승산이 높아질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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