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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25] 이재명 구속 영장, 만약 기각된다고 하더라도 2025-05-07 04:05:05
금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실시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정국의 풍향계가 달라지겠지만, 만약 구속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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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 전당원투표, 전당대회 별무소용

 

이재명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단식을 해제했다. 강성 지지층과 친명계 의원들의 압박은 물론, 본인이 직접 나서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최소 30인 이상의 의원들이 부결표를 던지지 않아 판사 앞에 서게 된 것.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이 대표와 친명계 의원,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강공 모드를 높여가고 있다.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조정에 애쓰던 박광온 원내대표, 계파 화합을 명분으로 지명된 송갑석 최고위원 등이 사실상 내쳐졌다. 임시로 당권을 쥔 정청래 최고위원은 모든 의원들에게 이 대표에 대한 불구속 탄원서 제출을 요구하는 동시에 원내대표 후보들에게도 사실상 ‘충성서약’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 역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민주당의 부족함은 당의 주인이 되어 채우고 질책하고 고쳐달라”고 강성 당원들을 독려했다.

영장전담판사가 얼마만큼 여론의 영향을 받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주류 진영이 민주당 비주류를 강하게 압박해서 중도층과 괴리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민주당 강경 지지층들이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 긍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어쨌든 영장 기각과 발부에 따라 상황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영장이 발부된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가 유감을 표하고 민주당 주류 진영이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오히려 비주류 진영에 책임을 돌리고 비난의 수위를 더 높일 것이다. 또한 현재 민주당 분포상 최고위원회의가 됐건 전당원 투표가 됐건 전당대회가 됐건 어떤 의사결정기구라도 이 대표의 의중이 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총선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고 비주류 진영 인사들이 탈당을 불사한다고 해도 이 대표 측이 스스로 궤도를 수정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반대로 영장이 기각될 경우에는 당분간은 강공 모드를 펼치며 구심력을 강화하겠지만 오히려 ‘그 다음’을 생각할 여유가 생길 가능성이 그나마 생길 것이다. 추석 연휴 동안 숨고르기를 하면서 전략 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각심 갖고 있는 여당, 윤 대통령은?

 

영장 발부 여부와 별개로 민주당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주류와 비주류의 상호불신이 선을 넘어 심리적 분당상태에 이르렀고, 단식 끝에 불체포 특권 포기에 대한 기존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뒤집은 이 대표 역시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구속 영장이 기각된다고 해서 사라질 문제들이 아니다.

여당의 경우 어쨌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상당한 경각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언행을 삼가면서 민생을 앞장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런 행보에 힘을 싣는다면 야당과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념이 가장 중요하다’ 등의 발언을 반복하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물들을 자꾸 발탁한다면 이전과 별다를 바 없는 지리한 적대적 공생관계가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된다면 이재명 대표의 숨통도 틔고 다시 반전의 기회를 노리게 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영장실질심사, 단식,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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