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대구경북 같은 영남권은 물론이고 서울과 충남북까지 여론조사 상으로는 접전 양상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관심권 밖이었던 충남과 충북까지 오차 범위 안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건 다소 의외다. 영남권의 접전이 경부선 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
공소취소 특검 논란에 대해 보수층은 물론이고 중도층도 비판적 반응을 보이는 것, 큰 승리를 점친 여당의 이완된 모습 등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애초에 한참을 앞서나가던 여당 후보들이 너무 피동적이고 방어적 캠페인을 펼치는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권의 혼전 등으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더 위축되고 있다. 호남에선 비민주당 후보들이 정청래 심판론을 들고 나오기 때문에, 영남권은 반민주당-반정청래 정서가 만만찮기 때문에 활동폭이 제약되고 있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장동혁 국힘 대표는 더 심각하다.) 강성 지지층에 소구해 당권을 획득한 인물들이 선거 같은 넓은 민심의 바다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현상이 6.3 이후 각 진영의 재편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가 될 것이다.
대신 이재명 대통령이 518 스타벅스 마케팅 파문에 대한 강력한 입장 표명, 연이은 X메시지 등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한일 셔틀 정상회담, 남대문 시장 방문 등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스타벅스에 대한 범정부적 강경 대처는 과하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수년 전에 논란이 됐다가 사과를 한 기업의 문제적 마케팅 이벤트를 다시 끄집어내어 비판한 것 등.
이 대통령의 강점, 뉴이재명 내지 중도층이 이 대통령 국정 운영을 지지하는 주된 이유는 ‘일’, ‘실용’에 대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보면 민주당이 대통령의 이런 강점을 소화하는 대신 정파성 강조에 힘을 쏟아 먼저 디커플링을 자초했다. 그나마 ‘일’과 ‘업적’의 이미지를 가지고 나온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나 하정우 부산북갑 보궐 선거 후보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캠페인에 급급하다. 다른 후보들은 그런 이미지조차 약하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까지 강점을 못 살리는 행보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강점이 다르다.
반면 따라잡고 있는 야당 후보들은 주로 현역 단체장들인데 자신의 안정성과 업적을 먼저 강조한 다음 여당 (후보)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는 철저한 국지전으로 접근하고 있다.
다만 최근 장동혁 대표가 활동폭을 넓히고 메시지의 양과 강도를 높이는 점은 오히려 국힘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 들고 투표장에 가자” 같은 메시지는 당대표의 그것으로는 과하다. 또한 국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과연 전반적 득표율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대구 시장 선거에선 국힘에게 분명히 도움이 되는 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전, 충청, 부산, 울산까지 보폭을 넓히는 것은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
장동혁 국힘 대표의 단식 마무리를 박 전 대통령이 장식 했을 때 강경보수 일부는 환호성을 질렀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외려 박 전 대통령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장동혁 대표가 함께 기세를 올리는 것은 수도권 경합지는 물론 부울경에도 (국힘 기준으로)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