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선대위 구성을 마친 이재명 후보가 일정을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인의 낙상에 이은 응급실 입원 등 돌발 사고가 오히려 스텝을 꼬이게 했다.
돌아보면 지난 1일 선대위 구성에서 전문가들의 눈길을 끈 인물이 두 사람 있었다. 전환적 공정성장전략위원회와 실용외교위원회를 책임지게 된 하준경 한양대 교수와 위성락 전 통상교섭본부장이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 브라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하 교수는 한국은행 출신의 개혁적 주류 경제학자고, 북미과장, 주러대사를 역임한 위 전 본부장 역시 정통 외교관의 대표 격이다. 두 사람의 합류로 이재명 캠프의 정책적 안정감이 제고된 것.
하지만 최근 이재명 캠프의 흐름은 이런 인적 충원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와 관련해서는 국가주도형 전국민 가상자산이라는 급진적 안을 제시했다. 위 전 본부장을 배석시키고 오소프 미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이 후보는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언급했다.
주요 대선 후보의 행보는 좌측과 우측이 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왼쪽으로 갈 때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갈 때는 오른쪽으로 가면서 모자이크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별 스텝 자체가 혼란스러우면 곤란하다.
어쨌든 지지율 정체에 직면한 이 후보는 당장은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경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언론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지지층의 직접 행동을 주문했고 친일-반일 프레임에 대한 언급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단기적 지지층 결집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3월까지 바라보면서 ‘모드 전환’을 준비하는 장기적 전략의 수립도 필수적이다. 현재 이재명 캠프에 대해선 “컨트롤 타워가 잘 보이지 않는다”라는 이야기가 많다.
윤석열 후보는 선출 이후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남 방문 일정은 무난한 편이었고 지지율 제고와 더불어 메시지의 안정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의 ‘갈등’ 역시 위험 수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선은 넉 달이나 남았고 윤 후보가 내재하고 있는 리스크들은 적지 않다. ‘대세론 형성’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것.
주요 대선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 당선시 국정운영을 준비하고 그 그림을 캠페인 기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일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자신들끼리 대세론에 취하거나, 때 이른 논공행상에 몰두하는 것은 이와 전혀 무관한 일이다.
내부적 긴장감을 되찾지 못하면 반드시 누수가 나타날 것이고, 그 누수에 제대로 대응을 못 할 가능성이 높다.
늦어도 금주 말까지는 선대위의 윤곽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