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10/25] 제로섬 양상에서 한 숨 돌린 이재명 2024-04-22 05:36:02
진영 대립 구도로 전개되는 대통령 선거전은 대체로 제로섬 게임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선의 양상이 이에 꼭 들어맞고 있다. 대장동 파장에 이어 전두환 파장이 희비 쌍곡선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식의 전개는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국민의힘 경선까지 남은 십여일은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민주당에게도 아주 중요한 기간이다. 안철수, 심상정, 김동연 등 양당 밖 주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윤석열, 경선 기간에 한 번 더 터지면 매우 좋지 않아

 

전두환-사과 파문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실제로 상당한 타격을 안겼다. 그간 보였던 약점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것.

‘후보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인한 논란->‘선의’를 강조하며 문제 지적에 반발하며 논란 확산->이 과정에서 캠프의 난맥상 노출->악영향이 커질 대로 커진 이후에야 사과‘와 같은 프로세스가 다시금 드러난 것.

윤석열 후보 측에선 이전에도 이런 모습이 나타났었지만 진영대립과 역결집 등으로 인해 그다지 큰 타격을 입진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민주당의 공격 앞에서 야당 대표 주자의 이미지가 강고해지는 모습도 나타났었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이번 일이 나타나면서 중도층의 실망감, 야당 지지층의 불안감, 여당 지지층의 결집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여러 문제점 앞에서 주춤거리던 범여권 지지층들이 이번 사태를 명분으로 삼아 결집력을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주 두 번의 국정감사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지 못했고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는 데다가 관련한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어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가 분위기 전환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지난 주말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에 이어 선대위 출범,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 등 예정된 일정을 이어가면서 이재명 후보 측은 상당히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장동 이슈의 생명력은 다하지 않았고 (성남) 백현동 문제 등 이 후보가 단체장으로 재임했던 시절의 이슈들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전 정부나 야권의 책임을 지적하면서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절한 전략인지는 의문이다.

윤석열 후보 측은 ‘회복력’과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다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 등으로 인해 안정적 진용을 갖추고 중도화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선까지 남은 십여 일이 매우 중요하다. 검찰 이슈 등은 이미 노출된 것이고 진영 대립의 성격을 띈 것이지만 또 다른 설화(舌禍)나 자체적 문제가 발생한다면 매우 좋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현재 양 진영 모두 스스로의 비전이나 매력이 아니라 상대의 문제점을 통한 결집으로 기세를 올리거나 유지하는 상황이다. 본선에선 이런 양상이 다소 달라지긴 하겠지만 매우 좋지 않은 흐름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흐름과 맞물려 여론조사상에선 안철수, 심상정 두 사람이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부총리는 대중적 지지율에 비해 정치권의 주목도가 높다.

하지만 거대 양당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이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흐름을 형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정적 대립이 격화될수록 오히려 진영의 구심력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 내기엔 두 사람은 너무 익숙하고 한 사람은 너무 기반이 약해 보인다.

어쨌든 거대 양당의 약점으로 인해 나머지 인물들에게도 당분간은 공간이 열리게 됐다. 재미없는 선거전의 상당한 변수임은 분명하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윤석열, 이재명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