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3/1] ‘소프트 레임덕’ 준비하는 靑vs거부하는 與 2021-04-06 12:02:11
‘레임덕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근거로 레임덕을 부인하는 입장과 당청의 이견을 근거로 둔 주장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어쨌든 현 정부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매우 독특한 형국이다. 금주 중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검수완박’ 문제가 레임덕 논란을 더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주에는 여야 재보궐선거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다. 가덕도 공항과 ‘재난지원금’을 내세운 ‘여당 선거의 정공법’에 야당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사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안정 기조 유지된 3.1 절 기념사

 

이번 3.1 절 기념사에선 특별한 부분이 눈에 띄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일본에 대해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와 도쿄 올림픽에 대한 참여를 기대한 정도였다. 대북, 대일, 국내 정치적으로 큰 메시지는 없었다. 지난 연말부터 나타난 청와대의 ‘안정 기조’가 계속 이어진 것.

부산, 서울 재보궐 선거에선 여당의 공격적 드라이브가 눈길을 끈다. 가덕도 신공항이나 재난지원금 대폭 증액에 대한 비판이 만만치 않지만 이런 비판과 공방 자체가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략인 것.

다만 검찰, 야당은 물론 공수처장이나 대부분의 언론과 여당 일부도 우려를 표명하는 중대수사처 추진은 이와 다른 흐름이다. 공항-지원금과 중수처가 중도층과 지지층을 모두 포섭하는 쌍끌이로 작용할지 오히려 두 사안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쪽으로 작용할지는 지금으로선 점치기 어렵다.

 

노화와 레임덕은 필연, 중요한 것은 관리 전략

 

이런 상황에서 레임덕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아마도 더 뜨거워질 것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견고하고 여당 차기 주자가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레임덕이 아니다’라는 쪽과 당이 청와대를 꺾는 모습이 본격화되는 점을 들어 ‘이것이 레임덕이다’는 쪽이 맞서는 모습이다.

정말 이제 ‘레임덕’이 시작된 것일까? 레임덕은 특정 사건이나 시점으로 포인팅 되는 것이 아니다. 흐름과 인식의 측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많은 사람들이 레임덕이라고 생각할 때 레임덕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치적 레임덕은 노화(老化)와 유사한 점이 많다. 개인의 심리적, 육체적 건강 상태에 따라 정도와 시기가 다를 뿐 노화는 필연적 현상이다. 예컨대 팔다리나 척추 관절의 문제점은 당사자가 아닌 외부인들에게도 쉽게 인식된다. 지지율이 이와 유사하다. 반면 심혈관 순환기나 뇌의 문제점은 자각도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고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야 외부인들은 알 수 있다.

권력 내부의 이상 상황들이 그렇다. 하지만 후자가 훨씬 더 치명적이고 심각하다.  전자가 후자에 미치는 영향보다 후자가 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던 박근혜 정부가 대표적인 예다. ‘정윤회 문건’ 파동은 심혈관계 질환의 첫 노출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를 부정하면서 치료나 관리를 거부했다.

현 정부도 관절과 근력은 여전히 탄탄해 보인다. 심혈관계와 뇌기능에 대해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심각성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

노화 자체는 필연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건강하고 행복한 말년, 자연스러운 분재(分財)등을 위해선 정밀 검진과 예방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레임덕 자체를 거부할 순 없다. 모든 레임덕이 나쁜 것도 아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그를 통해 레거시를 유지한 대통령들은 레임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과 차기 주자의 부담을 낮췄다. 반면 레임덕을 강박적으로 부인하고 거부할 땐 오히려 파열 양상이 조기에 드러났다.

지난 연말부터 1월 18일 대통령 기자회견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보면 청와대는 어떤 의미에서 레임덕과 연착륙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비서실장과 민정수석 교체, 기자회견의 주된 내용들이 그런 맥락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청와대가 내준 공간을 통해 정치적 반대층과 갈등 정도가 낮아지고 차기 주자의 위상과 영향력이 강화된다. 이를 통해 대선에서 ‘심판의 강도’를 낮출 수 있다. 노태우 정부 말년의 거국중립내각, 김대중 정부 말년의 대통령 존재감 약화 등이 실제 예다.

그런데 현재의 경우 청와대가 공간을 내주려고 해도 야당이 그 공간의 일부를 점유하기엔 위상이 약하다. 의석, 지지율, 차기 주자 모든 면에서. 오히려 검찰총장이 그런 이미지와 위상을 갖고 있다.

여당 차기 주자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지만 여당 주류의 견제가 심해서 그 공간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그 공간을 차지하고 넓히고 있는 것은 ‘여당 주류’다.

매우 독특한 양상의 레임덕인 것이다. 4.7 재보선에서 여당이 승리하건, 패배하건 이 구도는 당분간 더 명징해질 것 같다. 차기 당대표 경선도 이런 흐름을 강화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재보선, 레임덕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