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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28] ‘윤석열 지지’라는 시그널에 대한 이해 2024-04-18 07:16:40
정국 운영의 모든 면에서 좋지 않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사과 의사까지 표명했다. ‘개각-청와대 개편’으로 흐름을 끊어내려는 기류가 보이지만 이 자체만으로 변화의 시그널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여권 내에서 ‘핵심 지지층’만 바라보는 언행이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득세하는 강경론을 제어하지 못하면 새해 초에도 지금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 수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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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민주주의의 위협’인가

 

지난 한 주 동안 코로나 상황은 큰 변화가 없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직무에 복귀했고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실형 4년을 받았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은 사과했고 여권 내에선 사법부를 향한 거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부 방송 진행자 등 여권의 ‘이데올로그’와 여당 상당수 의원들은 ‘검찰-야당-언론-사법부’를 카르텔로 규정하면서 이 카르텔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정경심 교수 사건까지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면서 ‘전선’을 확장하고 있는 것. 윤석열과 정경심에 대한 법원 판결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보는 주장이 거세질수록 이런 주장과 그에 따른 후속 행동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인식도 덩달아 커질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시즌 2’나 ‘사법개혁’에 대한 갈등지수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회로가 형성되는 것이다. 흔들리는 여권 지지층을 일부 결집할 수도 있겠지만 중도층의 이반을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흐름 자체가 매우 좋지 않다. 지지율이 낮아질수록 강경론이 득세하고, 지지층 내에서 강경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여권 지지층과 일반 대중의 괴리도가 높아지는 것.

또한 정쟁과 거리가 있는 사안에 대한 메시지 혼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일 정세균 총리가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일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후속 조치를 약속했을 때를 분위기 전환의 분기점으로 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원내대표 등 여당에서 백신의 안전성을 공격하고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은 백신을 확보하라고 여러 번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상황이 더 꼬였다. 백신에 대한 전략 부재와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이는 ‘K 방역’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컨트롤타워로서의 청와대 역량에 대한 신뢰에도 큰 손상을 입혔다.

어떤 사안이든지, 좋지 않은 상황 자체가 금방 바뀌기는 어렵다. 사안에 접근하는 태도와 메시지를 통해 변화에 대한 기대를 심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여권의 태도와 메시지는 변화에 대한 기대를 주는 쪽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발은 방향을 바꾸려는 듯도 싶은데 입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발보다 입을 바꾸는 것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볼 때, 납득이 어려운 상황이다.

 

변화를 예고했으면 변화해야 한다

 

어쨌든 ‘끊고 가야 한다’는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 개각, 청와대 개편 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 이런 흐름이 더 명확해지면 실제 조치는 신년 초에 단행될 것이다.

변화가 예고된 상황이라면 실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이미 손상된 신뢰가 더 훼손될 것이다. 좋지 않은 당청 지지율이 ‘한 계단’ 더 떨어질 수 있다. 애매한 ‘투트랙’은 금물이다.

또한 윤석열 총장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선 급격한 냉각이 필요하다. 지금 고공행진을 하는 윤석열 지지는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경제나 외교, 국방 같은 국정을 잘 수행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아니다. 여권 일각에서 이런 이유로 윤석열 지지를 과소평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윤석열 지지는 정부여당에 대한 명징한 반대 표시일 뿐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시그널을 보내는데 응답이 오지 않으니 자꾸 반복해서 더 강하게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국민들이 아예 시그널 발신을 중단하거나 다른 도구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때는 상황이 질적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윤석열, 개각,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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