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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6] 부동산 문제와 검찰 이슈의 역-시너지 효과 2024-04-17 18:18:46
얼마 전 우리는 ‘올해는 정치적 하한기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보다 더 많은 이슈들이 겹쳐지고 있다. 이슈들이 해결되거나 가닥을 잡지 못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이슈들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지지와 반대의 전선을 형성하는 것들도 있지만 신뢰와 불신의 모양새를 띄는 것들도 많다. 좋지 않은 흐름이다. 부동산, 검찰, 여당의 단독 원구성 등이 그런 문제다. 이 상황에서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청와대 안보실장 인사가 단행됐다. 내주에는 여당의 전당대회가 본격화될 것이다. 이 두 가지는 어쨌든 뭔가를 새롭게 하는 움직임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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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높이는 조국-최강욱-황희석 트로이카

 

현재 이슈 중 존재감이 가장 큰 두 가지를 꼽자면 검찰 문제와 부동산 문제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드라이브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조국 전 장관, 최강욱 의원, 황희석 더불어시민당 최고위원 등 ‘트로이카’는 윤 총장에 대한 공세적 발언의 양을 늘리고 수위를 한 껏 높이고 있다. 현 시점을 매우 중요한 전략적 분깃점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청와대나 여당 지도부는 이 문제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있다. 지지율의 추세적 하락이나 뒤에 짚어볼 다른 이슈들의 중대성 등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속내는 알 수가 없다. 윤석열 총장이 자충수를 둬서 여론이 반-윤석열 쪽으로 확 기울어지기를 기다리거나 윤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흐름과 더불어, 그 반작용으로 인해 윤 총장의 정치적 존재감과 상징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일군의 인사들은 그런 부작용을 감안하고서라도 이번에 윤 총장을 꺽어야 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자체가 쉽지 않거나 반대급부가 매우 클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런 상황 전체는 다른 이슈와 맞물리지 않을 수 없다.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서도 민정수석실 인사 및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 문제에서도 권력형 비리의 그림자가 어른 거린다. 윤석열과 한동훈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 수사에 대한 지분도 높은 인물들이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이다. 당정청이 내놓는 부동산 정책들은 신뢰-불신의 차원으로 넘어섰다. 청와대는 ‘선하고 강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신뢰를 저하시키는 쪽으로 작동할 수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 등 여권 인사들의 부동산 관련 소식은 현 정부의 ‘의지’조차 의심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이고 당위적인 목소리를 높일수록 냉소적인 반응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이런 맥락에서 검찰 문제와 부동산 문제가 결합된다면 매우 좋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윤석열 총장이 직을 내놓는다고 해서 이 뇌관이 제거되는 것일까?

 

여당, 공수처 인선의 ‘룰’까지 건드리게 될까

 

여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원구성을 했고 3차 추경안도 처리했다. 야당은 내주에 국회로 돌아올 것이다. 야당 입장에선 ‘먹거리’가 많다. 검찰과 부동산 문제는 물론이고 옵티머스 펀드, 이상직 의원 건 등도 그렇다.

뭐니 뭐니 해도 최고 지뢰밭은 공수처다. 공수처에 대한 정치적 상징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은 ‘공문’을 통해 공수처 조기 출범 의지를 피력했다. 검사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은 개별 검사 문제 처리를 넘어 ‘검찰개혁’이나 ‘사법개혁’을 위해 작동하는 것이 옳은가? 현 정권 인사들의 권력형 비리 의혹은 후순위인가?

공수처장 추천이 난항을 겪을 경우 민주당은 ‘룰’ 자체를 변경시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시킬 것인가?

공수처에 대한 갈등 역시 검찰 이슈와 결합될 수밖에 없다. 집권 4년 차, 코로나19 국면이고 부동산과 경제 문제가 핵심인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검찰 이슈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개혁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기획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본격화된다. 전당대회가 당을 재정비하고 민심을 폭넓게 수렴해 시야를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단일대오’가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까?

후자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낙연 혹은 이낙연 반대 편에 서 있는 주자가 정권 재창출에 초점을 둔 독자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는 능력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의지의 문제일 수도 있다.

핵심/강성 지지층의 목소리 및 상징성이 강한 인물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과 유투브 채널의 영향력이 전당대회 기간에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는 인사들이 적지 않지만 이들을 ‘활용’하거나 거스를 수‘ 없다는 현실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부동산, 검찰,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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