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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6/15] 올해는 정치 하한기 없어, 내외 정치적 현안 봇물 2024-04-17 03:08:59
예년 같았으면 ‘하한기’로 접어드는 초입이겠지만 올해는 기온상승과 더불어 정치의 시즌이 펼쳐지고 있다. 총선 이후 원구성까지의 휴지기,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집중, 야당의 지리멸렬함 등이 조금씩 걷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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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구성 안팎, 여당 상황이 오히려 좋지 않아

 

먼저 21대 원구성을 두고 여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통합당을 배제해고 다른 군소 정당들과 함께 상임위원장 선출 등을 처리할 기세다. 

일단 세와 지지율에 있어서 통합당이 밀리고 있지만, 오히려 단기적 부담은 민주당과 국회의장에게 가중될 수 있다. 통합당은 과거 관행처럼 장외 투쟁 등을 선택하는 대신 ‘아웃복싱’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이 임의로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원장에 임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민주당이 전 상임위를 다 맡거나, 일부를 공석으로 둬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당 의원들이 앞 다퉈 발의하는 법안들이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북한의 강한 압박,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조되기 시작하는 여권 내부의 갈등 등도 민주당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공수처 처장, 방통위원 등 정치적 인화성이 높은 인사도 기다리고 있다. 야당이 강하게 맞붙어준다면 오히려 여당이 편해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상당히 골치가 아프게 될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앞으로 민주당 당권을 누가 쥐느냐, 차기 당대표가 이해찬 현 대표와 어떻게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그와 더불어 이번 당권 경쟁이 민주당 ‘원팀’의 분화 계기가 될 조짐이 벌써 엿보이고 있다. 어차피 당권 주자들이 모두 ‘범친문’지만 승자와 패자는 가려질 수밖에 없는 것. 친문 직계로 꼽히는 원내외 인사들도 이미 갈라지고 있다.

 

대북 문제, 국내 여론 위무할 필요도 있어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험한 언사와 한국 정부의 무대응으로 요약되는 한반도 상황은 당분간 더 안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삐라’ 때문이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주민들의 시야 돌리기든 북한의 험구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대해 당청은 맞대응도 돌파구 찾기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재선 가도에 경고등이 들어온 미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 문제를 주요 이슈로 삼지 않고 있다. 북이 미국을 향해 압박을 가할 경우 오히려 더 강한 반응을 보여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청와대나 여당의 운신 폭이 매우 좁아 보이지만 국내 여론도 신경써야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한, 그리고 북한을 대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여론이 일정 수준 이상 악화된다면 향후 남북 관계 진전의 동력도 함께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대일 긴장감이 고조되는 국면이 펼쳐진다면, 실제와 별개로 그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수 없다는 점에 대한 인식도 여권에겐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나 보수진영이 우리 정부보다는, 우리 정부에 도를 넘어서는 북에 대해 절제되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낸다면 꽤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건 야건 간에 지금은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봐야 할 때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원구성, 공수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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