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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6/8] 코로나로 가려졌던 현안들 드러나기 시작, ’삐라 논쟁‘이 대표적 2024-04-18 07:39:26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슬금슬금 늘어나고 있지만 정치나 경제 등의 초점은 벌써 ‘포스트코로나’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세상에 대한 대응, 코로나19가 만든 상처에 대한 치유 등이 핵심이겠지만 코로나19가 덮어놓고 있던 난제들이 드러나는 것들도 있다. 예컨대 북한의 거친 언사로 인한 남북 간의 긴장 국면이 이에 속할 것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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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자체가 지고지선이던 때와는 달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는 동안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의 행보는 거침없다. 김 부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방한부터 우리에게 익숙해졌고 그간 대체로 긍정적 인상을 심어줬지만 최근 언행은 거칠기 짝이 없다. 

대북 전단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전향적 조치를 취할 뜻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은 남북 연락사무소 연락 단절 등 예고했던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여권 주변의 관측처럼 ‘대화 재개에 대한 시그널’이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어떤 대화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문재인 정부 초반처럼 핵과 미사일 실험이 빈발하던 때라면 대화 자체가 최선일 수 있었을 것이지만 지금 상황은 그때와 같지 않다. 

11월로 다가온 미 대선, 코로나19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는 우리 정부와 기업, 가계의 형편 등이 모두 주요 변수다. 또한 우리 정부가 부러 북의 거친 언사에 맞장구치면서 갈등을 고조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스스로의 권위와 국민들의 자존심을 지킬 필요는 있다. 

 

일하는 국회, 무슨 ‘일‘이냐가 문제다

 

원구성 등을 둘러싼 ‘예견된 갈등’은 현실화되고 있다. 여당은 정의당 등과 함께 국회의장과 여당 몫 부의장을 선출하면서 21대 국회를 개원했다. 하지만 통합당도 그 본회의 자체엔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상임위 구성 등에 대해선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여론은 다소 이율배반적이다. 여당에 대한 주문을 기준으로 보자면 ‘많은 의석을 얻은 만큼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여라” vs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진 마라”는 식이다. 

야당에 대한 주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지 마라” vs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필요할 땐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라”식. 

엇갈림의 기준은 두 가지일 것이다. 첫째는 스타일, 대화와 타협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인 것이 어느 쪽이냐, ’너무한‘ 쪽은 어디냐는 기준. 두 번째는 여당에 해당하는 것일 텐데 ’무슨 일‘이냐는 것.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걸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이 무엇이냐가 문제다. 

두 번째 기준을 놓고 보자면 이미 경고음이 들어온 것 같다. 여당이 전략적으로 우선순위를 그렇게 정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1987년 KAL기 폭파 재조사 등 과거사 재조사 요구가 봇물 터지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적폐 청산‘ 이슈 역시 마찬가지다. 이수진 의원은 자기는 재판에 불출석했으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판사에게는 ’탄핵 1호감‘이라고 공격을 가했다. 

이런 ’일‘들을 추진한다면 역풍은 빨리 불어 닥칠 것이다. 

 

기본소득 논쟁, 대선과 맞닿으며 커질 것

 

한편, 점화되고 있는 ’기본소득‘ 논쟁은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본소득이라는 제도 자체가 그렇고, 현재 기본소득 이슈가 상징하는 보편적, 현금성 복지 확대 흐름이 그렇다.

이는 코로나19와 맞물리면서 차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스케줄과도 맞물리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제기된 무상급식 논란이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 문재인-박원순-안철수의 정치권 등판, 2012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전향적 태도전환과 기초연금 공약으로 이어지던 흐름과 유사성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또한 과거에는 진보진영이나 민주당계 정당이 복지 확대를 강하게 주장하면 보수진영과 정당이 반대론을 펼치면서 밀고 당기기가 진행됐다면 지금은 좀 다른 양상이다. 통합당이 과거처럼 이념적 반대 입장을 펼칠 분위기는 아니다. ’전통적 의미‘의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부정적일지 몰라도 대안은 내놓을 분위기다. 

10년 만에 복지 논쟁 2라운드가 펼쳐지는 형국이다. 이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필요한 이슈다. 증세 등 재원 논의도 멀지 않아 뒤따를 것으로 보이고 이재명, 박원순 등 여권 잠룡그룹 외에 유승민 등 야권 잠룡 그룹들도 가세할 것이 분명하다. 

낙인찍기 식의 정치적 공격만 지양된다면 포스트코로나19 준비로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포스트코로나,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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