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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0/28] 퍼스트펭귄을 만난 이해찬, 어떻게 할 것인가? 2024-04-17 17:08:53
‘POST조국’을 위한 여러 시도와 기획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정한 흐름이 잡힌 것은 아니다. 당분간은 작용과 반작용, 의도와 나비효과 등이 어지럽게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각 정치세력의 지지율은 보합세다. 지금의 어지러움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총선을 향해 가속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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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구심력과 원심력의 균형을 맞출 기회

 

표창원, 이철희 두 사람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의원총회나 언론을 통해서도 민주당 일부 초선 의원들이 ‘반성’ ‘기조 변화’ ‘당의 제목소리 내기 필요성’등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 집단에서 ‘소장파’가 먼저 쓴소리를 내놓는 것은 흔한 일이다. 민주당계열 정당이건 한국당 계열정당이건 비슷한 사례가 많았다. 또한 그런 흐름은 중진급이나 차기 주자급 정치인들이 소화해내면서 당의 새로운 에너지로 전화시켰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지도부나 중진의원들은 ‘굳건’하다. 이들은 아직 까진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에 무반응하면서 검찰, 한국당, 언론에 대한 공세를 더 강화하고 있다. ‘고정 지지층’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국 사태가 새삼스럽게 현 당청의 독특한 본질 하나를 드러낸 셈이다. 현재 여권은 과거 여당과 매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바로 ‘비주류의 부재.

지난 2016년 총선을 전후해 안철수-김한길-손학규 등 비주류의 지도급 인사들이 차례로 탈당했고 민주당은 대선을 사실상 단일대오로 치러냈다. 집권 이후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차기 주자군들이 맥을 못 추면서 역설적으로 ‘원팀’이 강화됐다.

손혜원 사태 등 논란의 국면마다 불거진 ‘문자 폭탄’ 등으로 인해 조금씩 언급되던 ‘원팀의 부작용’은 ‘조국 국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이는 초선들의 선도 행동으로 분출되고 있는 것.

이런 점에서 볼 때, 정무적인 분야에서 여권의 가장 핵심적 고민은 구심력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도 어떻게 원심력도 강화해 균형을 맞추느냐에 놓여 있어야 한다. 정권 핵심부가 구심력 유지에 몰두한 결과물은 지난 총선에서 매우 잘 드러났다.

퍼스트펭귄은 여당에서 먼저 일단 나타났다. 퍼스트 펭귄은 결과물을 못 누리는 경우가 많지만, 퍼스트 펭귄의 시도를 수용하지 못하는 집단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천신정’이라는 퍼스트 펭귄이 있었기에 노무현이 대선 무대에 등장할 수 있었고 김대중은 정권 재창출을 성공할 수 있었다. 금주 민주당 주총과 이해찬 대표의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다.

 

‘공정 드라이브’,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청와대는 지난 주 대통령 국회 시정 연설을 위해 지난 주 ‘공정을 위한 개혁’이라는 로직을 제시한 후 기존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이어 입시 제도 개편 드라이브를 걸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주요대학’의 ‘정시 비중 확대’를 선언하면서 이를 ‘공정’의 상징으로 끌어올렸다.  정시 비중 확대는 현재 여론에 부합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결과물만큼 과정도 중요한 편이다. 문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과단성 있는 결단’으로 평가될지 ‘만기친람에 의한 조변석개’로 평가될지 당장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라는 세 가치가 복잡하게 얽히고 때로는 상호 배제적이기까지 한 현실에 대한 고려는 부족해 보인다. 다른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도 ‘공정 드라이브’가 강하게 걸릴 경우 부작용은 드러날 것이다.

또한 이 공정 문제를 불러일으킨 직접적 원인에 대해서 여권은 아직도 명확한 정리와 평가가 없었다, 언론과 검찰에 대한 비판으로 덮고 가기도 힘들뿐더러, 덮고 간다면 분명히 다시 불거질 것이다.

한국당의 경우, 조국 국면에서 ‘작은 성공’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차라리 다시 빨리 바닥을 치면 총선 전에 반등의 계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 시간만 소진할 뿐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이해찬, 공정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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