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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1/5] 예산 정국, 접점이 매우 커졌다 2024-04-23 16:00:12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예산 정국이 열린다. 또한 이번 겨울은 특위의 계절이기도 하다. 통상 특위는 그 이름과 달리 전혀 특별하지 못한 결과물을 낳았었다. 하지만 심상정과 박영선이라는 두 여성 중진 정치인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의 임무는 매우 중요하다. 기대도 높은 편이다. 예산안의 경우 접점이 형성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SOC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보편적 복지 강화에 방점을 찍고 나섰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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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강조하는 여당, 보편복지 확대 주장하는 야당

 

 표면적으로 보면 경제 논쟁이 치열하지만 여야가 공유하는 부분, 혹은 상호접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을 둘러싼 담론들을 들여다보면 이는 분명해진다. 청와대를 필두로 한 정부여당은 일견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입장에 대해 완고한 듯 보이지만 실은 포용성장으로 슬로건을 바꾸는 느낌이다. 상징적 간판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EITC 확대 정도 식으로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SOC에 대한 입장 변화가 눈에 띈다. ‘토건과 다른 생활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긴 하지만 광역 교통망 등에 대한 입장을 보면 인식이 바뀐 것은 분명하다.

 자유한국당 역시 마찬가지다. 아동수당 선별지급 원칙에서 탈피한 것을 넘어 출산수당 2,000만원, 아동수당의 대상과 금액 대폭확대 등 ‘급진적 복지대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이를 다 수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양당이 그간 비판하던 상대방의 기존 주장을 상당히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당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진보적 경제학자들도 교통망 등 SOC필요성을 주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반대편에서도 출산, 고용 등에 대해 전향적 재정투입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정개특위도 비슷한 프레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일단 표의 등가성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1, 2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일찌감치 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1. 2당이 아직 애매한 자세고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을 피하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승자독식 구조를 바꾸자는 공감은 광범위한 편이다. 오히려 민주당의 속내가 불명확한 면이 있다.

 

‘평화가 경제다’의 역, 이, 대우

 

 물론 차이도 크다. 예산과 경제의 경우 대북 관계가 핵심적 차이점이다. 최저임금과 공공부문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북관에선 상당한 충돌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어느 한 쪽도 물러서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가 아니라 국민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가 경제다’라는 슬로건을 국감 기간에 내걸었던 민주당은 그 명제의 역, 이, 대우에 대해 다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역과 대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어쨌든 문제는 서로 다른 정당 간에 당연히 존재하는 차이 자체가 아니다. 차이와 공통점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여부다.

 이는 ‘실제 개혁과 변화를 원하느냐’ 아니면 ‘개혁과 변화를 위해 거악과 분투하는 나의 모습’을 원하느냐로 귀결된다. 무관심한 사람보다 분투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변화와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첫 여야정 협의체 회동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예산, SOC,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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