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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17] 남북정상회담, 차분함과 기대를 동시에 2024-04-14 17:10:42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의원장이 만나는 것도 지난 4월 이후 세 번째고,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는 것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는 비가역적 결과를 만들어내야겠다는 남북 양측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도한 주의주의(主意主義)는 걸림돌이 될 때가 많다. 또한 내부지지를 강화하는 것이 결국은 남북관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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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보수’가 문제라 한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만 문재인 대통령 특별 수행원에 포함됐다. 조금 더 나은 모양새를 갖출 수도 있었지만 결국 여당 및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군소정당 의원이 참여했던 2000년 및 2007년과 똑같은 모양이 됐다.

 책임의 큰 부분은 청와대에 지울 수밖에 없다. 제안의 형식과 내용 모두 좋지 않았다. 논란이 벌어지자 대통령 특별수행원이 아니라 정당국회특별대표단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명단을 청와대가 선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즉각적으로 거절하면서도 ‘색깔론’ 등을 내세우지 않았다. 국회 차원의 교류 참여는 약속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당리당략’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은 물론 앞으로도 야당의 참여와 동의를 추동하길 원한다면 부적절한 전술이다. 대야 긴장감을 고조시켜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전술이라면 그 목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은 상당한 성과가 도출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만 세 번째 만남이기 때문에 무용한 신경전이나 의전에 시간을 소비할 일도 없다. 그런데 냉정히 보면 과거 정부 두 번의 정상회담 때도 기대는 많았고 합의문도 충실했다.

 그런데 국회 비준이 안 돼서, 수구보수층이 방해해서, 그 이후 상황이 도로 나빠진 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에 그렇다면, 그들의 자발적 반성과 굴복을 기대하는 것보다 설득과 견인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유용할 것이다.

 

‘올드보이’들 이젠 움직일 때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각 당 대표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귀환한 ‘올드보이’들에 대해 “구태의연한 면이 있지만 대화와 타협의 장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로선 별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손학규, 정동영 대표가 큰 문제점을 노출한 것은 아니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좋게 봐준다면, ‘지분’이 높지 않은 환경 속에서 내부 장악력을 서서히 높여가고 있는 과정일 것이다.

 최근 ‘당리당략’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됐지만 각자의 ‘당리’나 정치적 이익은 반드시 제로섬인 것은 아니다. 나의 이익과 상대의 이익 나아가 전체의 이익의 교집합을 키우는 것, 그래서 전체 합집합의 양을 늘리는 것이 좋은 정치다.

 과거에 비해 환경도 분명히 좋아졌다. 예를 들어 김병준 체제의 자유한국당은 남북관계에 대해 색깔론을 들이대진 않는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정치제도 개혁에 있어서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다. 경제 분야는 견해가 다양하지만, 여당의 입장에서 보면 왼 손을 뻗쳐도 잡을 손이 있고 오른 손을 뻗쳐도 잡을 손이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해찬 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치적인 면에선 여당이 좀 더 역할을 늘리고 위상을 높여야 한다. 여당의 위상이 높아지면 야당의 위상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마련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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