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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23] 어수선한 상황, 민정수석실은 스스로를 돌아봐야 2024-04-16 19:52:44
자유한국당이 우여곡절 끝에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다. 민주당 역시 설왕설래 끝에 전당대회 라인업을 완성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경제, 대북 관계, 교육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권의 주요 인물인 경기도지사는 티비 탐사보도프로그램으로 다시 타격을 입었다. 기무사 계엄 관련 문건은 더 구체화되고 있고, 양승태 대법원의 양파 같은 모습은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다. 폭염 속에서 상당히 어수선한 상황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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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사태, 여러모로 똑바로 해야

 

 기무사 계엄 문건은 세부 실행 계획 문건이 공개됨으로써 공분을 더하고 있다. ‘탄핵이 기각되고 집회와 시위가 폭력화될 경우’라는 대전제가 붙어있긴 하지만 그 내용은 용납수준을 넘어선다.

 ‘적폐청산’ 피로증이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 경우엔 명백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본질에 집중하라’는 식의 청와대 주장도 설득력이 강하다 볼 순 없다. 국방부는 물론 청와대의 대처가 매끄럽지도 적절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 상황이 ‘쿠테타 기도 적발’이라면 사법처리나 수사 이전에 관련자들에 대한 즉각적 직무 정지, 기무사 참모장 등에 대한 보직 해임 등이 단행됐어야 한다.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못한/않은 것도 직무유기다. 송영무 장관은 물론이고 ‘몰랐다’와 ‘존재만 알았다’를 오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책임도 무거워 보인다. 특히 민정수석실은 과거의 잘못을 캐내야할 책무도 있지만 현재의 문제들을 드러내고 예방할 책임이 더 무거운 곳이다.

 최근 검찰 간부 인사, 국민연금관리공단 인사 등에서도 민정수석실을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았다. 또한 기무사 인사 개혁 폭을 늘려야 한다는 송영무 장관과 그건 아니라는 민정수석실의 갈등설이 사실이라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검찰개혁을 한다면서 서울중앙지검 인지수사 조직을 늘려간 모습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기무사가 기무사를 혁신하지 못했듯 민정수석실 역시 사람이 바뀌었을 뿐 권한과 책임이 비대칭적이었던 과거 구조와 단절을 못한 느낌이다. 이번 청와대 개편-개각-전당대회 국면에서 민정수석실 인적 재편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간의 활동에 대한 전반적 점검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는 과거 적폐청산보다 내부 감시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누구로부터 지킨단 말인가?

 

 자유한국당은 ‘팀 김병준’에 성패가 달려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 입성 전부터 교감을 가졌던 김용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지금 한국당이 화합보다는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절한 인사다.

 하지만 중량감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외부 인사들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한국당 상황이 바닥이고 전반적으로 기대감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후보 등록을 마친 민주당 전당대회 초반 분위기는 ‘이해찬이냐 아니냐’ 로 정리되고 있다. 당을 위해서든 청와대를 위해서든 심지어 이해찬 후보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전당대회 구도가 포지티브한 프레임으로 신속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지금 당대표 후보군은 물론이고 최고위원 후보군들은 하나같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누구로부터’ 지키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이 없다. ‘수구’세력? ‘조중동’? 차기 대권 주자?

 자신에 대한 의혹 모두를 ‘거대 기득권 세력의 음모’로 치환시키는 경기도지사와 겹치는 대목이 있는 것이다.

 어쨌든 거대 양당이 동시에 재편기와 정비기에 접어들었다. 어려움도 많을 것이고 내홍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힘들 때 상대방을 때려서 어깨를 좀 가볍게 하자는 유혹만 피할 수 있어도 가을부터 정국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민정수석실,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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