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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7/2] 홍영표-김영주, 임종석-탁현민 2024-04-18 08:03:50
청와대가 일부 수석, 비서관 인사를 단행했다. 비서관 몇 자리와 행정관급 인사는 추가될 예정이다. 개각도 가시권에 들어왔고, 내달이면 전당대회가 열린다. 대통령 취임 1주년과 첫 전국단위 선거(6.13)를 끝내고 전반적인 여권의 인력 재배치 국면이 열린 것이다. 경기, 인천, 영남권 등 민주당이 새롭게 수권한 광역단체의 정무 인력 역시 마찬가지다. 냉정한 자세와 명확한 전략적 목표 설정 하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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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간의 인력재배치, 명확한 전략이 필요한 여권

 

 여권의 인력 재배치 국면은 8.25 전당대회 직후까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게 된다. 선거에서 압승을 기록한데다가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주체의 의지나 계획에 반하는 울며 겨자 먹기 인사가 강제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운신의 폭을 제약할 환경을 만드는 측면도 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70% 중반 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통령 취임 직후 확대된 지지층이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진보와 중도는 물론 ‘합리적 보수’의 지지를 모두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군부독재의 잔재를 청산하던 문민정부 초기, IMF구제금융 탈출이 급선무이던 국민의정부 초기가 지금과 유사했다.

 그런데 그 두 정부 역시 넓어진 지지층 내에서 분출된 상반된 이해와 요구 앞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 정부 역시 유사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정부의 적폐 청산, 남북 긴장 완화와 평화 분위기 조성 등은 상이한 경제적 조건과 지향을 지닌 국민들을 묶을 수 있는 의제들이지만 임금-노동시간-부동산 등 ‘민생’의제들은 그런 사안들이 아니다. 정시-학종이 상호 대립적으로 인식되는 교육 문제도 대표적 예다.

 이 같은 사안의 어려움에 대해 청와대는 대체로 ‘진정성’을 강조하거나 내각과 공직사회를 질타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는 미온책에 불과하다.

 청와대의 이미지를 고양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사안들은 직접 챙기고, 중요한 난제들에 대해선 거리를 두는 듯 한 모습은 전반적 신뢰를 저하시킬 뿐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원내대표와 노동부 장관이 노동현안으로 갈등을 빚는 모습에 대해 청와대는 팔짱을 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탁현민 행정관의 사의 표명설에 대해선 ‘첫눈’ 운운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낭만적 만류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전달된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게 될 많은 문제들에 대해 단일한 기조로 대응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특정 사안은 좀 더 진보적으로, 어떤 사안은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체 그림을 보는 통찰력, 칵테일식 대응의 최종적 목표에 대한 명확한 계획 등이 필수적이다. 이런 것들을 국민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제일 간단한 방법이 인사다.

 정무적 판단, 개인에 대한 배려 이전에 본질적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어차피 그림은 청와대가 그리는 것이니 나는 다음 총선 준비나 일찌감치 시작하자’는 여당 내 좋지 않은 기류를 해소하기 위해 고민에 대한 공유도 필수적이다.

 

야당, 조금이라도 변한 모습 보여야

 

 야권은 모두 제 코가 석자이지만 하반기 원구성 협상에 조속히,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당위적이기도 하지만, 실리적으로도 필요하다.

 내홍이 상당히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아주 일부라도 ‘변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신뢰를 잃는 것은 쉽지만 회복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시작이 늦어지면 그 회복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지방선거, 첫눈, 임종석, 탁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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