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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0/10]‘민생’과 ‘개혁’의 선순환, 여당이 쉽게 가면 걸림돌 2024-04-17 17:01:20
연휴가 끝나고 첫 공식회의 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민심을 받들어 더 비상한 각오로 민생과 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제 어느 정부에서도 ‘민생’과 ‘개혁’은 국정운영의 양대 목표다. 정권 출범 이후 5개월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권의 성격과 시기에 따라 방점이 찍히는 곳은 다르지만 민생과 개혁 사이에 고리를 형성할 때다. 쉽진 않은 일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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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여당’이 경선 과열 선도한다면?

 

 지난 십일 간 연휴는 전반적으로 휴식과 재정비의 분위기가 짙었다. 정치적으로 보면 지난 10월 최순실게이트가 본격화되면서부터 탄핵 정국, 5월 대선, 새 정부 출범을 거치면서 피로감도 상당히 쌓인 상황이었다.

 정당이나 정치인 입장에서는 이번 연휴가 지방선거 ‘준비를 준비’하는 시기였지만 각 정당의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대중들의 시선은 아직 지방선거를 향하고 있지 않다. 이 같은 온도차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와대와 정부는 선거 분위기가 조기에 과열되지 않길 항상 바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의 시간’이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의 시간’이 꼭 그 주인공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정권 출범 직후와 달리 이제부터는 책임질 일도, 평가받을 일도 점점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난제’들은 엮여 있다. 굳건한 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미 관계는 점점 미묘함이 느껴진다. 안보에 대한 청구서를 천천히 혹은 물밑에서 보내던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다르다. 안보 문제와 무역 갈등은 어려운 면에선 엮여 있지만 하나가 해결된다고 해서 나머지 하나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중국, 일본과 문제도 유사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 문제들은 ‘적폐청산’을 통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반대로 안보와 경제 문제에서 실력을 보일 때 ‘적폐청산’의 동력과 지지는 높아지게 되어있다. 실력 부족이 노출된다면 동력은 떨어지게 되어있다. 이 인과 관계에 대한 인식을 잘못하거나,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더라도 당장 손쉬운 방법만 찾는다면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게 될 것이다.

 이 프로세스 속에서 상당한 위기요인은 여당이다. 여당과 야당 간 압도적 지지율 격차 속에서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과 지지자들 사이에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본선은 어렵지 않다는 인식이 이미 엿보이고 있다.

 비전과 행정 능력을 보이긴 쉽지 않은 반면 선명성을 뿜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여당이 경선의 조기 과열과 선명성 경쟁을 선도한다면 ‘민생’과 ‘개혁’의 선순환은 난망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과거 참여정부 때 고위당정청협의회와 유사한 당정청의 전반적 컨트롤 타워 구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각종 대통령 직속 국정과제위원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보수통합 vs 선거제도개편-개헌

 

 보수야당의 지속적 지지부진은 결국 압력으로 터져 나오고 말았다. 만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각각 나름대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통합 논의는 지금 불거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보수의 부진은 바른정당(자강파)보다는 자유한국당(및 바른정당 통합파)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어있다. 이 회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화될 것이다. 보수야당의 구심력이 강해지고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나타난다면 나비효과는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국민의당에 대한 구심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잡음이 생기겠지만, 정치변화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만 외친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보수통합에 맞서는, 아니 그 판을 아예 뛰어넘는 기획은 선거제도개편-개헌뿐이다. 이는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거니와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의 숙원이기도 하다. 국민의당의 경우 개별 정책에 대해 여권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하겠지만 이 같은 큰 기획은 오히려 선도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만 제외하고는 명분과 실리가 많이 겹쳐진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판 자체가 갖는 의미도 크다.

 그런데 두 기획을 대당하게 본다면 시간은 보수통합의 편일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보수통합, 선명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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