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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21] 공정 프레임은 두 가지 지점에서 분출된다 2024-04-17 13:21:14
문재인 대통령이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사를 통해 ‘공정’ 문제를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정’을 37회 ‘불공정’을 ‘10회’ 언급했다고 한다. 야당은 추미애 장관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강조한 이상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진보, 보수 프레임으로 나뉘기 어려운 공정 이슈들이 코로나19 이후 더욱 폭발력을 갖고 있는 상황은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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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했지만 미흡’이 아니라 ‘집권층(신 기득권층)이 기회를 독식’

 

‘제1회 청년의 날’은 방탄소년단의 참석 외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공정경제 못지않게 청년의 눈높이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되려면 채용, 교육, 병역, 사회, 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체감돼야 한다“면서 "병역 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근절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20대 민심이반 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공정 이슈는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인천국제공항공사 논란-추미애 장관 논란 등을 관통하는 것이 공정 이슈고 가장 격렬히 반응한 것이 20대(남성)이었다.

최근 의사 파업 과정에서도 정부에 대해 가장 부정적 견해를 가졌던 것이 20대 남성층일 정도인 것.

대통령이 문제의식을 표출하고 대책 마련을 예고한 이상, 정부와 여당의 구체적 방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 사태 이후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실물화 된 것은 ‘대학입시 정시 비중 확대’ 정도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 이슈는 더 강화됐던 것.

공정 이슈는 두 가지 지점에서 분출되고 있다. 첫째, 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 둘째, 줄어든 기회의 배분 문제. 양면에서 세대, 계급 갈등과 결합된다.

표면적으로는 둘째 지점의 폭발력이 크다. 단일팀, 인국공, 상류층 자녀의 입시 특혜 논란 등이 이에 부합한다. 구체적인 문제점이 눈에 띄고 이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개별 이슈들이 공정 프레임으로 확산되는 것.

하지만 첫째 지점이 더 본질적이다. 문제는, 기회 자체를 늘리기가 난망하고 청년층(대중들)도 이에 대해선 별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 통념상 진보진영은 배분의 문제에, 보수 진영은 기회 확대의 문제에 천착해왔다.

현 정부의 약속이나 기대 역시 배분의 문제에 집중된 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게다가 ‘노력했지만 미흡’이 아니라 ‘집권층(신 기득권층)이 기회를 독식’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격도 기획도 제대로 못하는 야당

 

추미애 장관 문제는 이슈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반응도가 낮아지고 있다. 여권의 총력전으로 지지층이 결집한 것도 상당 부분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부동산 등 경제 이슈 외 정치이슈에서는 여권과 일체감이 매우 강한 40, 30대가 흔들리지 않고 (지지의)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돌파한다고 해서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본질은 추 장관 이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 프레임의 강화를 뜻한다.) 부분적으로 라도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스노우볼 효과는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이 대목에 대해선 제1야당도, 진보정당도 제대로 된 대처를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기회 배분 문제에 대한 정교한 정치적 공격도, 기회 확대에 대한 기획도 못 내놓고 있다.

정의당 역시 전당대회라는 장에서 공정 문제에 대한 급진적 대안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지사 정도가 특유의 거친 언사로 공정 프레임을 대면하고 있는 느낌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청년의 날, 공정,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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