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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4/15] 무엇이 우선순위인가 2019-04-22 22:59:58
문재인 대통령이 쉽지 않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왔다.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긴 충분했다. 하지만 지난 주 정국의 핵심 사안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문제였다. 청문회 직후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었지만 민정수석실 등의 총력을 통해 여권 내부와 지지자들 사이에선 “불법적인 (주식) 거래는 없었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지금으로선 임명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 분투 속에서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키고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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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남, 문형배 vs 오충진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주식 문제에 대해 “남편이 해서 모른다”로 일관했다. 그런데 헌법재판관 본연의 사안들에 대해서도 애매한 태도로 일관했다.

보수 정치권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정무적 포석인지, 청문회 자리에서 위축된 탓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도덕성 뿐 아니라 능력의 관점에서도 의미 있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애초 청와대가 이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법조 주류인 서(서울대 출신)-오(오십대)-남(남성)의 틀을 벗어난 40대-지방대 출신-여성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이 후보자 임명을 찬성하는 쪽은 지금도 그러한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청문회 앞뒤로 탈-주류에 걸맞은 이 후보자의 행적이나 판결이 부각되진 못한 것 같다. 재산 규모, 서-오-남 판사 출신 변호사인 배우자의 적극적 방어 등만 눈에 띄었다. 이건 야당과 언론의 문제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서-오-남 출신인 문형배 후보자의 청빈한 풍모가 대조적으로 더 눈에 띄고 있다. ‘출신’이 그리 많은 것을 담보하진 못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이유정 전 후보자에 이어 좋지 않은 흐름이다.

어쨌든 후보자 배우자의 적극적 해명과 청와대의 지원사격 등으로 인해 최소한 여권 내부에서는 ‘임명론’이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짚어볼 것이 있다. 지금 청와대와 여권 일각이 지키려고 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이야기다.

이미선이라는 개인? ‘서-오-남’에 대립되는 ‘4-지-여’ 프레임과 진보적 가치? 아니면 이미선 후보자가 낙마될 경우 뒤따를 수밖에 없는 조국 수석에 대한 공격? 여기서 밀리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정무적 가치?

반대로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연이은 인사 파동으로 훼손되고 있는 국민들의 신뢰. 반복되는 ‘불법은 아니다’는 해명과 국민 눈높이와의 괴리. 청와대에 대한 여당의 불만 고조.

꼭 지켜야 하는 가치나 장기적인 정치적 포석 등을 위해서 정치적 손실을 입을 순 있다. 손에 흙을 묻히는 것을 피하려다간 아무것도 못한다. 하지만 손에 흙을 묻히는 자체가 의미 있거나 용기 있는 행동일 순 없다. ‘무엇을 위하여’가 중요한 것이란 이야기다.

 

4.27 1주년 전에 어떤 쪽으로 판단할 것인가

 

문 대통령은 16일 중앙아시아 순방을 위해 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지금으로선 순방 전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이미선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짓기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벌게 된다.

그런데 대통령 순방 이후 곧바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돌아오게 된다. 야당과 충돌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고, 남남갈등을 최소화 해놓자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관리해야 하는 큰 사안은 세 가지다. 반도체 등 그래도 버텨왔던 주력 업종들까지 안 좋은 흐름을 보이는 경제 상황. 비핵화와 남북-한미-북미 관계 문제. 그 다음이 인사를 비롯한 국내 정치문제.

다 어려운 것들이다. 하지만 그 중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 문 대통령의 결심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국내 정치, 인사 문제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이미선,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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