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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2/11] 한국당의 지만원 파동, 평지돌출은 아니야 2019-02-14 20:36:45
반사이익, 전당대회 효과 등으로 지지율 상승을 구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5.18 공청회 파동으로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 현재 한국당의 인적 구성과 종합적 역량은 30% 선의 지지율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여권의 경우 청와대와 민주당의 디커플링이 눈에 띈다. 청와대가 정쟁-정치의 영역에서 한 발 빠지고 민주당이 야권과 멱살잡이, 여러 논란에 대한 무리한 옹호를 전담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좋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한 민주당 구성원들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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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를 제어할 것인가 영합할 것인가

 

지난해 말부터 자유한국당은 5.18 진상규명위 위원 추천으로 홍역을 겪었다. 최종 추천 인사들도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어쨌든 김성태, 나경원 두 전현직 원내대표가 곤욕을 치르면서 지만원씨는 배제시켰다.

하지만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이 지 씨에게 국회 안에 멍석을 깔아주면서 일이 더 커져버린 것. 5.18에 대한 지 씨의 주장은 거론할 가치도 없다.

문제는 한국당과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와의 관계 형성이다. 대체로 정당은 지지율이 하락할 때 안팎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지지율이 상승할 때는 합리적 온건파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토사구팽-보은 논란이 벌어지기 일쑤지만 신규 지지층 유입, 집권 기대감 상승 등으로 상황이 정리되기 마련이다. 집권 전 십년 간 민주당도 이 같은 경로를 따랐다.

한국당의 경우 지지율 상승에 걸맞은 합리적 온건파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굳이 따지자면 김병준-김성태 라인업이 한국당에선 상대적 온건파에 속한다. 이들 역시 여러 문제점을 노정했지만 한국당이 선 밖의 오른쪽으로 역행하는 것은 막았다.

하지만 원내대표 교체, 전당대회 국면이 열리면서 오히려 당밖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남에 편중된 권리당원 분포,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상징에 대한 집착 혹은 기대감 등이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만원 파동은 평지돌출이 아니라 이 같은 맥락의 부산물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이 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사전에 제어하지 못한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뒤늦게 유감을 표명하고 있지만 이들도 지 씨나 공청회를 주최한 의원들을 적시해 비판하진 못하고 있다.

주요 당권 주자들이 현 상황을 한 목소리로 비판한다면 파문을 줄일 수 있겠지만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강경 지지층에 영합하려는 유혹에 빠진다면 일은 더 커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당은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로 상징되는 세력의 카운터파트로 인식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청의 탈동조화는 어떻게 진행됐나

 

지만원 파동 직전까지 보면 청와대 지지율은 소폭 반등, 민주당 지지율은 지속 하락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민생 문제에 집중하고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 경질 등 참모진 기강 단속 등이 청와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국면 등으로 이 같은 흐름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각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진행된다면 4월 재보선 결과와 별개로 이런 흐름이 좀 더 오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문재는 디커플링 현상에 직면한 민주당이다. 서영교, 손혜원, 김경수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민주당은 일관되게 즉자적 옹호의 스탠스를 취했다. 당내 이견이 없지는 않았지만 강경 지지층이 즉시 ‘진압’하고 지도부는 그런 모습을 모른 척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서 강경 옹호 포지션이 아닌 의원들은 침묵하기 시작했다. 의원들 단체 카톡방 등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지만 밖으로 잘 드러나진 않았다.

문제는 지도부의 이런 행위가 전략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서영교 의원에 대한 옹호는 김경수 전 지사 판결에 대한 반발의 정합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귀결됐다.

부담이 덜한 사안에서 단호한 자세를 취하면 더 큰 사안에 대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마련이지만 민주당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만원 파동으로 열린 공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전당대회,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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