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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10] “경복궁 무너지면 대원군 책임이냐”소리 들으면 안 된다 2024-04-16 16:51:12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을 앞둔 들뜬 분위기의 어수선함이 아니라 정리 되지 않은 여러 사안들이 혼재되어 있는 어수선함이다. 게다가 사건 사고까지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에 대한 청와대 태도는 천수답 농사꾼 같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기소여부도 이번 주 결정 나게 된다. 눈 앞 멀리를 바라보기 전에 일단 발밑을 살펴야 할 때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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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국당이란 알리바이 상실하니 당황

 

충돌의 전선도 다양하고, 각 정치 세력들의 관심사도 제각각인 것이 현 상황이다. 차라리 여러 갈등이 큰 전선으로 수렴되면 에너지가 결집되겠지만 그렇지도 않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거대 양당 대 군소 야3당의 선거법 전선이다. 그간 이 문제에서는 부담 없이 입바른 소리를 하며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을 알리바이로 삼아왔던 민주당은 당황해 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볼 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 이후에나 실질적 힘겨루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야3당이 분노하고 손학규 대표 등이 단식하는 이 상황의 출구를 찾기는 더 어렵다. 일각에서 ‘희망’하듯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상황을 정리해줄 수 있겠지만 앙금은 더 커질 것이다.

여론조사상 연동형비례대표제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더 많지만 지역구 의원과 비례의원 간 선호도, 의원 정수 문제 등 구체적 질문에 대한 답변은 180도 다르다. “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민주당의 하소연은 일리가 있다.

민주당은 당내 토론을 거친 자체 안을 내놓지도,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이런 식이라면 ‘한국당 때문에’이후 알라바이를 만들지 못할 것이고, 이런 일련의 상황은 지금보다 힘이 빠질 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어쨌든 청와대의 관심은 온통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쪽으로 쏠린 것처럼 ‘보인다’. “연락은 받았냐”는 언론의 질문이 매일 낮밤으로 반복되자 “서두르지 않는다”, “재촉하지 않는다”고 짐짓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연내 답방’의 불씨를 나 홀로 키워온 곳이 바로 청와대이기 때문이다.

답방 성사는 그 자체로 대단한 정치적, 역사적 의미가 있겠지만 ‘티저 예고편’이 너무 길다. 더 창의적이고 더 신선한 이벤트 여부에 따라 국민들의 반응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체코 방문시의 논란이 보여주듯 청와대를 향한 시선은 점점 냉정해지고 있다.

 

대북제재가 아니라 국내 여론 때문에 남북 철도연결 못할 판

 

정말 중요한 것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보는 것이다.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등은 ‘민간’의 문제라 치자.

경기 고양 송유관공사 저유소 화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 열 수송관 파열, KTX 탈선까지 대형 사고가 줄줄이다. 특히 철도-KTX는 자고 나면 사고 소식이다.

김영삼 정부 초기 사건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당시 여권은 ‘군사 정부 시절의 문제점들이 이제야 드러나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처음엔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성수대교 붕괴 이후에도 “이전 정권 때 지어진 다리”라는 반응이 나오자 야당 의원 박지원은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원군 책임이냐?"고 쏘아붙였다.

현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단호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입장 표명 그리고 단기적 조치와 중장기적 정비가 병행되어야 한다. 혹여냐 “한 번 쓴 사람은 믿고 쓴다” “야당의 정치공세에 밀릴 생각 없다” 식이라면 매우 곤란하다.

민생, 안전 문제 해결은 남북관계와도 바로 직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돈과 기술을 투여한 북한 철도 정비, 나아가 고속철도 건설이 가능하겠나?

한편, 이번 주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된다.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더 커지게 된다는 뜻이다. 상황 정리와 안정감 제고가 시급하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김정은,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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