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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18] 지지율 슬라이딩, 정상화 과정이다. 하지만… 2024-04-17 22:42:46
안보, 인사, 대야 관계 등의 난항이 겹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도 하락 가능성이 높다. 전임 대통령이나 야당에 대한 기저효과가 점점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한 때다. 대통령과 정부 및 여당이 시스템을 잘 정비하느냐, 국정의 ‘운동장’을 얼마나 넓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4년 8개월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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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 옵션은 있나? 없으면 준비해야

 

 안보 분야에 있어선 우리 정부의 운신 폭이 넓지 않다는 점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실은 정부여당, 그 지지자, 야당과 지지자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 북한 문제 뿐 아니라 대미 관계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특수성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대중, 대일 관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야당들이 청와대에 대한 비판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전술핵 재도입을 주장하는 축의 이야기 역시 그 전략적 효용에 대한 확신이 담겨 있는 게 아니라 ‘이거라도’식으로 들린다. 진보정당도 청와대를 향해, 예컨대 일본과 위안부 재협상을 당장 시작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와 정부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금 NSC를 비롯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국정원,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같은 외교안보부처의 라인업과 그들의 업무 역량이 신뢰를 주고 있나? 기조도 중요하겠지만 실력 자체가 문제라는 이야기다.

 국정원 발 ‘적폐청산’ 뉴스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문제다. 안보상황과 별개로 청산해야 할 것은 빨리 청산하고 넘어가야 한다. 하지만 안보 상황에 대한 고유의 능력 발휘와 적폐청산이 과도한 불균형을 보일 경우 양측의 동력은 같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새 정부 출범 4개월, 지금 같은 안보 환경, 내각 구성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 인사를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비서관-부처 차관급 등에 대한 재정비를 과도하게 꺼릴 필요도 없다. 눈덩이는 구를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밀릴 때 스스로 후퇴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이 자신감이고 역량이다. 지금부터라도 각 영역에서 세컨 옵션과 후방의 저지선 등을 준비해야 한다.

 게다가 추석 이후에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기업벤처부 등 공급 혁신(돈을 벌어 와야 하는) 쪽 부처의 수장들은 이 정부 내에서도 약체들이다.

 지금은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할 총괄적 컨트롤 타워가 잘 보이지 않는다. 참여정부 때 유연하게 구성됐던 고위 당정청 협의체 같은 모델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당에 대한 청와대의 신뢰가 우선이긴 하다. 또한 총리에게 내정의 상당 부분을 과감하게 위임하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들 운동장을 넓게 써야

 

 모든 정치세력은 어려움에 처하면 자기 지지층에 대한 구심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 아직도 지지율은 70%에 육박하고 있으며 야당 상황도 여전히 좋지 않다. 국정의 운동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여당 지도부도 같은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야당 입장에선 ‘물실호기’(勿失好機)를 읊을 상황이긴 하다. “원래 정권 초에는 대통령지지율이 다 높다. 떨어지기 마련이다”는 자기충족적 예언이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이 “뭐든 밀어붙여야 할 때”일까? 홍준표 대표, 안철수 대표에 유승민 의원까지 등판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위하는 형국을 (포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냐에 관한 판단은 별개로 두고) 갖추면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무엇에 동의하며, 무엇은 요구하며, 무엇을 반대하며, 무엇만은 저지할 것인가에 대한 각 당의 그림이 잘 안 보인다. 야당들도 국민들에게 자기 그림을 제시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안보, 전술핵,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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