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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9/11] ‘남 탓’ ‘과잉서사’는 신뢰를 떨어뜨릴 뿐 2017-11-19 02:29:44
‘관계자’들, 전문가들 사이에는 한참 전에 선을 넘었지만, 대중적 차원에서도 ‘또 그러려니’ 수준은 벗어난 것 같다. 안보에 대한 위기의식 말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화 강조를 빼먹지 않던 정부는 강경 쪽으로 핸들을 분명히 돌리고 나섰다. 고육책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고육책임을 강조하고 정서적 호소의 톤을 올리는 것이 현명한 처사인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실력’으로 리더십을 강화해야 할 때다. 현명해야 하는 것은 정부여당 뿐이 아니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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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 변화가 문제는 아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는 속도가 빠르고 강도도 높다. 전통적 진보 진영이 반발하고 있지만 다른 선택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또한 기조 변화 자체에 대해, 그 속도나 디테일에 대해 말이 많지만, 보수 야당이나 언론이 크게 반발하는 것도 아니다. 여권 지지층이 이반되는 기미도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기실 중요한 것은 기조나 방향 변화보다 디테일과 실력일 수 있다. 성주 사드 배치가 그렇다. ‘임시’배치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안보 환경의 변화나 기조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되 여당은 전자파 불안감을 증폭시켰던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박근혜의 사드’와 ‘문재인의 사드’가 다른 점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당사자의 입으로 할 소리는 아니다.

 ‘약소국의 비애’ ‘前 정부의 적폐’ 등에 대한 과도한 강조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진정성’을 보호하는 효과가 일부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잉서사는 결국 정부 정책이나 기조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감을 키우는 쪽으로 귀결될 뿐이다.

 방향 전환과 기조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행동과 속내가 다른 것처럼 보이는 것, 실력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문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최근 4강 대사 임명 논란은 향후 더 증폭될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다른 전선도 좁히고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적폐 청산’이나 권력기관 개혁을 미룰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억지로 인사 청문회까지 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문제, 줄줄이 이어질 정부 산하기관 인사 등에서 억지로 일을 만들거나 자존심 대결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대통령 개인의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급한 안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국민적 통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국민과 여당에 호소할 필요가 있다. 곧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전처럼 ‘잘 들어주기만 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여당 대표도 변화하지 않으면 더 어려워질 것이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핵심 지지층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전처럼 야당과 안 세워도 될 대립각을 세운다면 손해는 청와대와 정부로 돌아갈 뿐이다.

 

지금은 제로섬 국면이 아니다

 

 야당들도 엄정한 현실인식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자유한국당의 경우 지금은 손절매 타이밍이지 손실을 메꾸기 위해 판돈을 두 배로 높이는 공격적 물타기가 필요할 때가 아니다. 어차피 다시 장외로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수정당다운 안정감과 무게중심을 보인다면 지난 10년 간 국가 운영의 책임 등을 떠나 일단 바른정당과의 복잡한 관계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홍준표 대표의 경우에는 오히려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는 호기다.

 국민의당 역시 조급할 필요가 없다.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정치적 여유가 있는 것은 국민의당이다. 지방선거 준비가 시급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단단한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당장 지지율을 인위적으로라도 끌어올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좀 더 바닥을 다질 시간적, 정치적 여유가 있다. 제2창당위원회의 제도 개혁과 당의 정무가 따로 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정치가 제로섬 게임의 성격이 강하긴 하지만 지금의 안보 상황도 그렇게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도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비안보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정협의체를 꾸리되 국회가 이니셔티브를 갖는 방안에 무게를 실을 필요가 있다. 권력을 나누면 리스크와 책임은 분산된다.

 청와대와 정부의 부담을 덜고 의원들이 실력 발휘한다면 윈-윈일뿐더러 개헌이 아주 쉬워질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 전망, 북핵,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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